범주론, 논리학과 대수기하학에서 토포스(영어: topos, 복수형 영어: topoi 토포이[*])는 어떤 공간 위의 층들의 범주와 유사한 성질을 갖는 범주이다. 토포스는 대수기하학에서는 위상 공간의 개념의 일반화로서 등장하며, 반면 논리학에서는 토포스는 집합의 범주의 일반화로서 등장한다. 이러한 다른 토포스에서도 집합의 범주와 유사한 내부 언어(영어: internal language)를 사용할 수 있다.
토포스(영어: (elementary) topos)는 다음 조건들을 만족시키는 범주이다.
부분 분류 대상 분류자 대신, 멱대상(영어: power object)의 개념을 도입하여 둘째 및 셋째 조건을 "모든 대상은 멱대상을 갖는다"로 대체할 수 있다.
그로텐디크 토포스
그로텐디크 토포스(영어: Grothendieck topos)는 위치 위의 (집합 값을 갖는) 층들의 범주와 동치인 범주이다. 이는 지로 정리(영어: Giraud’s theorem)를 사용하여 공리적으로도 정의할 수 있다. 모든 그로텐디크 토포스는 토포스임을 보일 수 있다.
구체적으로, 지로 정리에 의하면 다음 두 조건이 서로 동치이다.
- 범주 는 그로텐디크 토포스이다.
- 범주 는 다음 조건들을 만족시킨다.
- 는 유한 쌍대 완비 범주이다.
- 생성 집합을 갖는다.
- 쌍대 극한은 올곱과 가환한다.
- (쌍대곱의 서로소성) 쌍대곱 에 대한 당김 은 시작 대상 과 같다.
- 모든 동치 관계는 유효 동치 관계이다.
여기서 임의의 범주에서의 동치 관계는 다음 조건을 만족시키는 사상 이다.
- 임의의 대상 에 대하여, 로부터 유도되는 사상 모임 사이의 사상 은 (모임 위의) 동치 관계를 이룬다.
동치 관계에 대하여, 두 사영 사상에 대한 쌍대동등자 를 정의할 수 있다. 표준적 사상 이 동형 사상이라면, 를 유효 동치 관계라고 한다.
준토포스
범주 가 다음 조건들을 만족시킨다면, 준토포스(準topos, 영어: quasitopos)라고 한다.
모든 토포스는 준토포스이다. 준토포스는 토포스의 정의에서 부분 대상 분류자의 존재를 강한 부분 대상 분류자의 존재로 약화시킨 것이다.
위치 위의 층 범주 가 토포스를 이루는 것처럼,
위치 위의 분리 준층 범주 는 준토포스를 이룬다. 보다 일반적으로, 작은 범주 위에 두 개의 그로텐디크 위상 및 가 주어졌으며, 가 보다 더 엉성할 때 (), -층인 -분리 준층들의 범주 는 준토포스를 이룬다. 이와 같이 나타낼 수 있는 준토포스를 그로텐디크 준토포스(영어: Grothendieck quasitopos)라고 한다.[1] 그로텐디크 토포스에 대한 지로 정리와 마찬가지로, 그로텐디크 준토포스에 대해서도 지로 정리가 존재한다.
토포스를 위상 공간의 일반화로 생각하여, 위상 공간 위의 여러 개념들을 토포스에 대하여 다음과 같이 정의할 수 있다.
점
집합의 범주 는 한원소 공간 위의 그로텐디크 토포스 이다. 즉, 이는 한원소 토포스로 생각할 수 있다. 토포스와 기하학적 사상의 범주에서, 이는 끝 대상을 이룬다. 그로텐디크 토포스 에서 한원소 토포스 로 가는 유일한 기하학적 사상 은 다음과 같이 해석할 수 있다.
- 상수층 함자(영어: constant sheaf functor) 는 (만약 라면) 집합 를 상수층 으로 대응시킨다.
- 대역 단면 함자(영어: global section functor) 는 대상 를 (층으로 생각하였을 때) 대역 단면 집합 으로 대응시킨다. 여기서 는 의 끝 대상(="전체 집합")이다.
토포스 의 점(點, 영어: point)은 집합의 범주에서 로 가는 기하학적 사상 이다.
공집합이 아닌 위상 공간은 하나 이상의 점을 갖지만, 점을 갖지 않는 자명하지 않는 토포스가 존재한다.[2]:412, §7.4[3]
기본군
그로텐디크 토포스에 대하여, 기본군의 개념을 정의할 수 있다.[4]:§4, 123 이는 위상 공간의 기본군의 사유한 완비나, 스킴의 에탈 기본군을 일반화한다.
그로텐디크 토포스 가 주어졌을 때, 그 속에 국소 상수층들의 부분 범주 를 정의할 수 있다.
그로텐디크 토포스 의 밑점(영어: base point)은 특정한 조건들을 만족시키는, 유한 집합의 범주로 가는 함자 이다. (구체적으로, 이는 "사표현 가능 함자"(영어: pro-representable functor)이어야 한다.)
그로텐디크 토포스 의 밑점 가 대상 으로 표현된다고 하자. 그렇다면 그로텐디크 토포스 의, 밑점 에서의 기본군 는 의 자기 동형군 이다. 이는 항상 사유한군이며, 또한 범주의 동치
가 존재한다. (우변은 사유한군 의 작용을 갖는 유한군들로 구성된 범주이다.)
미첼-베나부 언어
임의의 고차 논리 (유형 이론) 명제를 토포스 속에서 해석할 수 있다. 이를 의 미첼-베나부 언어(영어: Mitchell–Bénabou language)라고 하며,[5]:§VI.5 이 언어 가운데 참인 명제들의 집합을 의 내적 논리(영어: internal logic)이라고 한다. 이 경우, 직관 논리의 모든 공리들이 성립하지만, 고전적 논리는 성립하지 않는다. 또한, 선택 공리(=모든 전사 사상은 분할 전사 사상) 역시 성립하지 않을 수 있다.
고전적 집합론은 집합의 토포스 의 논리학이다. 일반적으로, 그로텐디크 토포스 의 내적 논리에서 정의한 어떤 구조 는 (외적 논리에서) "값의 층"에 대응한다. 예를 들어, 속에서 정의한 국소환은 사실 국소환 달린 공간을 정의한다. 만약 가 대수 구조 다양체를 이룬다면 이렇게 내적 논리를 사용하지 않아도 된다 (즉, 의 범주 가 주어졌을 때, 값의 층은 층 조건을 만족시키는 준층 와 같다). 그러나 의 정의가 대수적이지 않을 때, "값의 층"은 "층 조건을 만족시키는 준층 "과 다르며, 전자가 옳은 정의이다 (즉, 수학적으로 더 유용하다). 예를 들어, 국소환의 경우, 극대 아이디얼이 유일하다는 조건은 존재 기호 또는 전칭 기호를 필요로 하므로, 국소환의 개념은 대수 구조 다양체를 이루지 않는다.
1차 논리
토포스에서, 임의의 사상 에 대하여, 이로부터 유도되는 증가 함수
를 생각하자. 부분 순서 집합을 작은 범주로 생각한다면, 토포스에서 이는 항상 왼쪽 수반 함자 및 오른쪽 수반 함자를 갖는다.
이 경우, 는 존재 기호, 는 전칭 기호에 해당한다.
자세한 정보 자유 변수 ...
논리 | 집합 | 토포스 |
자유 변수 를 갖는 명제 및 함수 가 주어졌을 때, 자유 변수 를 갖는 명제 |
부분 집합 및 함수 에 대하여, |
부분 대상 에 대하여, |
자유 변수 , 인 명제 에 대하여, |
|
사영 에 대하여, |
자유 변수 , 인 명제 에 대하여, |
|
사영 에 대하여, |
닫기
대상 속의 부분 대상
이 주어졌으며, 그 만남
이 주어졌을 때, 헤이팅 대수 에서의 헤이팅 함의 관계 는 다음과 같이 정의된다.
여기서 는 부분 대상 에 대응하는 단사 사상이며, 는 의 최대 원소이다.
크립키-주아얄 의미론
토포스 위의 미첼-베나부 언어에 대하여, 크립키-주아얄 의미론(영어: Kripke–Joyal semantics)이라는 의미론이 존재한다.[5]:§VI.6 이는 솔 크립키와 앙드레 주아얄이 도입하였다.
토포스의 공리들로부터, 다음과 같은 추가 성질들을 유도할 수 있다.
- 유한 완비 범주이다. 즉, 모든 유한 극한이 존재한다. 특히, 유한곱 및 끝 대상 이 존재한다.
- 유한 쌍대 완비 범주이다. 즉, 모든 유한 쌍대 극한(colimit)이 존재한다. 특히, 유한 쌍대곱 및 시작 대상 이 존재한다.
- 서로 비동형인 두 대상이 존재하는 토포스에서는 0과 1이 서로 동형이지 않다 (즉, 영 대상이 존재하지 않는다).
- 부분 대상 분류자 가 존재한다.
- 임의의 두 대상 에 대하여, 지수 대상 (함수들의 집합과 유사한 역할을 하는 대상)이 존재한다. 특히, 멱대상 이 존재하며, 이에 대하여 모든 토포스는 데카르트 닫힌 범주를 이룬다.
그로텐디크 토포스는 토포스이며, 또한 다음과 같은 추가 성질을 가진다.
- 그로텐디크 토포스는 항상 자연수 대상(영어: natural numbers object)을 가지며, 이는 자연수 집합을 값으로 하는 상수층 이다.
토포스의 개념은 알렉산더 그로텐디크가 대수기하학과 층 이론의 관점에서 1960년대에 도입하였다.[6][7] 그로텐디크가 창안한 단어 프랑스어: topos 토포스[*] (복수 프랑스어: topoï 토포이[*])는 고대 그리스어: τόπος 토포스[*](장소, 복수 고대 그리스어: τόποι 토포이[*])에서 유래하였다.
프랜시스 윌리엄 로비어와 마일스 티어니(영어: Myles Tierney)는 수리논리학에 토포스의 개념을 응용하였고, 그로텐디크 토포스의 개념을 (기초적) 토포스로 일반화하였다.[8] 지로 정리는 장 지로(프랑스어: Jean Giraud)가 증명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