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리학과 수학에서 위상 양자장론(位相量子場論, 영어: topological quantum field theory, 약자 TQFT)은 계량 텐서에 의존하지 않는 양자장론이다. 미분구조조차 고려하지 않는 위상다양체에서 하는 것은 아니고, 정확히는 리만 계량을 고려하지 않는 미분다양체위에서 하므로 위상 양자장론보다는 미분 위상 양자장론이 더 어울리는 이름이다. 입자 물리학과 끈 이론, 응집물질물리학과 대수적 위상수학, 매듭 이론에서 쓰인다.
대부분의 양자장론은 그 관측가능량(상관 함수 등)이 시공간의 계량 텐서(중력장)에 의존한다. 관측가능량이 계량 텐서에 의존하지 않는 양자장론을 위상 양자장론이라고 한다.
오늘날 알려진 위상 양자장론은 시바르츠형(Schwarz-type)과 코호몰로지형(영어: cohomological,
또는 위튼형 Witten-type)) 크게 두 종류가 있다.
코호몰로지형 위상 양자장론
코호몰로지형 위상 양자장론 또는 위튼형 위상 양자장론은 일반적으로 계량 텐서를 포함하는 이론에 위상 뒤틂(topological twist)을 가하여 만든다.[3]
에드워드 위튼이 1988년 최초의 예를 발표하였다.[4] 위튼은 4차원 초대칭 게이지 이론에 위상 뒤틂을 가하여, 이 이론이 도널드슨 불변량을 재현함을 보였다.
시바르츠형 위상 양자장론은 특성류를 기반으로 하여, 일반적인 (위상) 다양체 위에 정의할 수 있지만, 코호몰로지형 위상 양자장론은 그 매끄러운 다양체 구조를 필요로 한다. 즉, 서로 위상동형이지만 다른 미분 구조를 가진 두 매끄러운 다양체를 코호몰로지형 위상 양자장론으로 구별할 수 있다.
d차원 코호몰로지형 위상 양자장론은 푸앵카레 대칭의 표현을 갖춘 힐베르트 공간 와, 다음과 같은 두 연산자 로 구성된다.[5]:63–66
여기서 는 병진(translation) 대칭의 생성원이다. 이 두 연산자 는 스칼라/벡터 "초대칭"으로 생각할 수 있다. (일반적인 초대칭 연산자는 스칼라나 벡터가 아니라 스핀 ½의 스피너이다.) 또한, 진공 상태 가 에 대하여 불변이라고 하자 (즉, 초대칭이 자발 대칭 깨짐을 겪지 않는다).
그렇다면 를 BRST 연산자로 생각하여, 물리적 힐베르트 공간 을 에 대한 코호몰로지로 정의한다.
또한, 위의 연산자들에 대해서도 에 대한 코호몰로지를 정의할 수 있다. 이 경우, 관측 가능량들의 공간은 에 대한 연산자 코호몰로지이다. 즉, 물리적인 관측 가능량은 에 대하여 닫혀 있다.
주어진 물리적 스칼라 연산자 에 대하여, 를 가해 다음과 같은 연산자들을 추가로 정의할 수 있다.
는 차 미분형식을 이루며, 다음과 같은 내림 방정식(영어: descent equation)을 만족시킨다. 이는 야코비 항등식으로부터 유도할 수 있다.
따라서 의 경우, 는 에 대하여 닫혀 있지 않고, 관측 가능량을 이루지 않는다. 다만, 시공간 의 임의의 차 호몰로지 에 대하여 모자곱을 취하면 이는 관측 가능량을 이루게 된다. 즉,
은 관측 가능량이다. 따라서, 다음과 같은 꼴의 상관 함수들을 계산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도널드슨 불변량을 이러한 형태의 상관 함수로 나타낼 수 있다.
마이클 아티야는 위상 양자장론을 수학적으로 정의하기 위하여 다음과 같은 공리계를 제안하였다.[6] 이에 따라, 차원 위상 양자장론은 다음과 같은 데이터로 주어진다.
- 모든 차원 콤팩트 (경계가 없는) 유향 다양체 에 대하여, 복소[7] 벡터 공간인 상태 공간
- 모든 차원 (경계를 가진) 유향 다양체 에 대하여, 경로 적분
이들은 다음과 같은 공리들을 만족시킨다.
- (함자성)
- (공간 대칭의 작용) 임의의 방향을 보존시키는 미분 동형 에 대하여, 벡터 공간의 동형사상 가 존재한다.
- (시공간 대칭의 작용) 또한, 임의의 방향 및 경계를 보존시키는 미분 동형 에 대하여, 이다.
- (대합성) 를 에 반대 방향을 준 유향 다양체라고 한다면, 이다. 여기서 는 의 쌍대 공간이다.
- (승법성)
- (상태 공간의 승법성)
- (짜깁기 법칙 영어: sewing law) , 이라면, 과 를 으로 이어붙여 , 를 만들 수 있다. 이 경우, 이다. 여기서 는 의 내적이다.
- (비자명성)
- (상태 공간의 비자명성) 이다.
- (경로 적분의 비자명성) 이다.
- (시간 변화) 이다. 여기서 은 닫힌 구간이고, 는 의 항등함수다.
일반적인 양자역학과 달리, 위상 양자장론의 상태 공간 에는 내적이 일반적으로 주어져 있지 않다. 일반적으로, 양자역학에서는 관측가능량 및 해밀토니언을 정의하기 위하여 에르미트 연산자의 개념이 필요하고, 이를 정의하려면 상태공간과 그 쌍대공간의 동형사상 이 필요하다. 그러나 위상 양자장론에서는 해밀토니언이 항상 0이므로 이 개념이 필요없다.
초대칭 이론의 위상 뒤틂은 2차원~4차원에서 가능하다.
4차원 𝒩=2 위상 뒤틂
4차원 초대칭은 SU(2) R대칭을 가지므로, 유일한 위상 뒤틂을 갖는다. SU(2) 초대칭 게이지 이론을 뒤틀면 도널드슨 이론을 얻는다.
4차원 𝒩=4 위상 뒤틂
코호몰로지형 위상 양자장론의 대표적인 예는 위상 초대칭 게이지 이론의 위상 뒤틂이다. 양-밀스 이론의 대칭군은
이다. 여기서 SU(2)l×SU(2)r=Spin(4)는 (유클리드) 로런츠 대칭이며, SU(4)는 R대칭이다. 초전하 는 표현
를 따른다. (SU(2) 표현은 스핀 으로 표기하였고, 다른 군의 표현은 그 차원을 굵은 글씨로 표기하였다.) 따라서, 위상 뒤틂은 군 준동형
에 의하여 정의되며, 이 가운데 초전하 의 성분 가운데 적어도 하나가 새 로런츠 군에 대하여 스칼라가 되어야 한다. 이러한 위상 뒤틂은 3가지가 있으며, 다음과 같다.[8]:Table 6
바파-위튼 뒤틂 · 마커스 뒤틂은 간혹 각각 A-뒤틂 및 B-뒤틂으로 불리기도 한다.[12]:§4.2
장들의 분해는 다음과 같다.
자세한 정보 , ...
장 | 설명 | 뒤틀기 전 표현 SU(2)l×SU(2)r×SU(4)R | 도널드슨-위튼 뒤틂 SU(2)l×SU(2)r′×SU(2)F×U(1)U | 바파-위튼 뒤틂 SU(2)l×SU(2)r′×SU(2)U | 마커스 뒤틂 SU(2)l′×SU(2)r′×U(1)U |
| 왼손 초전하 | (½, 0, 4) | (½, ½, 0)+1 ⊕ (½, 0, ½)−1 | (½, ½, ½) | (½, ½)+1 ⊕ (1, 0)−1 ⊕ (0, 0)−1 |
| 오른손 초전하 | (0, ½, 4) | (0, 1, 0)−1 ⊕ (0, 0, 0)−1 ⊕ (0, ½, ½)+1 | (0, 1, ½) ⊕ (0, 0, ½) | (½, ½)+1 ⊕ (0, 1)−1 ⊕ (0, 0)−1 |
| 게이지 보손 | (½, ½, 1) | (½, ½, 0)0 | (½, ½, 0) | (½, ½, 0)0 |
| 왼손 게이지노 | (½, 0, 4) | (½, ½, 0)+1 ⊕ (½, 0, ½)−1 | (½, ½, ½) | (½, ½)+1 ⊕ (1, 0)−1 ⊕ (0, 0)−1 |
| 오른손 게이지노 | (0, ½, 4) | (0, 1, 0)−1 ⊕ (0, 0, 0)−1 ⊕ (0, ½, ½)+1 | (0, 1, ½) ⊕ (0, 0, ½) | (½, ½)+1 ⊕ (0, 1)−1 ⊕ (0, 0)−1 |
| 스게이지노 | (0, 0, 6) | (0, ½, ½)0 ⊕ (0, 0, 0)±2 (복소 스칼라장) | (0, 0, 1) ⊕ (0, 1, 0) | (½, ½)0 (실수 벡터장) ⊕ (0, 0)±2 (복소 스칼라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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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슨-위튼 뒤틂(영어: Donaldson–Witten twist)에서는 대칭을
으로 깬 뒤, 두 SU(2) 가운데 하나를 로런츠 군 와 섞어 얻는다. 이에 따라, 남은 는 맛깔 대칭, 는 유령수 대칭이 된다. 이 깨짐 아래, 의 표현들은 다음과 같이 깨진다.[10]:§1
바파-위튼 뒤틂(영어: Vafa–Witten twist) 또는 A-뒤틂(영어: A-twist)에서는 대칭군을 우선
로 깬 뒤, 두 SU(2) 성분 가운데 하나를 오른쪽 로런츠 군 와 섞는다. 따라서, 나머지 한 SU(2) 부분군은 SU(2) 유령수 대칭군 로 남게 된다. R대칭의 깨짐에 따라서, SU(4)의 표현들은 다음과 같은 표현으로 깨진다.
유령수 대칭이 SU(2) 단순군이므로, 바파-위튼 뒤틂에서는 (다른 뒤틂과 달리) 유령수가 변칙적이지 않다.
마커스 뒤틂(영어: Marcus twist) 또는 B-뒤틂(영어: B-twist)은 도널드슨-위튼 뒤틂에서 남아 있던 SU(2)F 맛깔 대칭을 왼쪽 로런츠 대칭 SU(2)l과 한 번 더 뒤틀어 얻는다.[10] 이에 따라 U(1)U 유령수 대칭만이 남게 된다.
3차원 𝒩=4 위상 뒤틂
3차원에서는 초대칭은 2개의 초전하를 갖고, R대칭은 이 된다. 이 경우, 위상 뒤틂을 위해서는 이어야 한다.
3차원 에서, R대칭은 이다. 3차원 에서, 벡터 초장의 표현은 다음과 같다. (SU(2) 표현은 스핀으로 표현하였다.)
자세한 정보 대칭군 ...
초장 | 장 | 대칭군 표현 |
| 초전하 | (½, ½, ½) |
벡터 초장 |
게이지 보손 | (1, 0, 0) |
게이지노 | (½, ½, ½) |
스게이지노 | (0, 1, 0) |
하이퍼 초장 |
페르미온 | (½, ½, ½) |
스칼라 | (0, 0, 0) + (0, 0, 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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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라서, 뒤튼 후의 로런츠 군 을 의 대각선 부분군으로 잡거나, 의 대각선 부분군으로 잡을 수 있다. 2차원 위상 끈 이론과 유사하게, 전자는 A-뒤틂(영어: A-twist), 후자는 B-뒤틂(영어: B-twist)이라고 한다.
초켈러 다양체 위의 3차원 시그마 모형의 경우, A-뒤틂은 카푸스틴-비아스 모형(영어: Kapustin–Vyas model),[13], B-뒤틂은 로잔스키-위튼 모형(영어: Rozansky–Witten model)[14]이라고 한다. 3차원 초대칭 게이지 이론의 B-뒤틂은 블라우-톰프슨 모형(영어: Blau–Thompson model)이라고 한다.[12]:§4.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