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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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행인(遍行因, 산스크리트어: sarvatraga-hetu, 티베트어: kun tu 'gro ba'i rgyu, 영어: cause of pervasive operation)은 다음의 분류, 그룹 또는 체계의 한 요소이다.
- 부파불교의 설일체유부의 6인(六因) · 5과(五果) · 4연(四緣)의 인과설에서의 능작인(能作因) · 구유인(俱有因) · 동류인(同類因) · 상응인(相應因) · 변행인(遍行因) · 이숙인(異熟因)의 6인 가운데 하나이다.
변행인(遍行因)의 한자어 문자 그대로의 뜻은 '두루[遍] 작용하는[行] 직접적인 원인[因]'으로, 느슨하게 정의하자면, 동류인(同類因)에서 그 세력인 강하여 다른 번뇌를 낳는 직접적인 원인이 되는 번뇌들을 따로 세운 것이다. 즉 이러한 성질의 특정한 근본번뇌들 즉 수면(隨眠)들을 따로 하나의 그룹으로 세운 것이다.[1][2][3] 따라서 변행인은 동류인의 성격을 그대로 가지는데, 동류인은 결과와 유사한 법이면서 그 결과에 선행하는 직접적인 원인이거나 무간(無間)의 직접적인 원인이 된다는 성격을 가진다. 말하자면, 이런 성격을 가진다는 면에서는 변행인은 동류인에 따른 상황 가운데 '원인도 번뇌이고 결과도 번뇌인 상황'에서의 원인으로서 번뇌들만을 따로 하나의 그룹으로 삼은 것으로, 동류인의 일부 또는 특수한 경우라고 할 수 있다.[4] 그러나 엄밀히 정의하자면, 동류인은 자지(自地) 내의 자부(自部)의 선 · 염오 · 무기의 법들에 대해서 순서대로 그 원인이 되는 선 · 염오 · 무기의 법을 말하는 반면, 변행인은 자지(自地) 내의 5부(五部)의 염오법들 즉 자지 내의 모든 염오법에 대해 원인이 되는 염오법만을 말한다. 따라서 변행인과 동류인은 서로 뚜렷이 구분되며 변행인이 동류인에 포함되는 관계도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동류인 외에 별도로 변행인을 세운 것이다.[5][6][7][8]
변행인이 될 수 있는 근본번뇌들을 변행수면(遍行隨眠) 또는 변행혹(遍行惑)이라고 하며, 구역(舊譯)으로 변사(遍使)라고도 한다. 설일체유부의 교학에 따르면, 변행수면으로는 견고소단의 무명 · 유신견 · 변집견 · 사견 · 견취 · 계금취 · 의(疑)의 7가지와 견집소단의 무명 · 사견 · 견취 · 의(疑)의 4가지를 합한 총 11가지의 수면 즉 근본번뇌가 있다. 통상적으로 이들을 7견(七見) · 2의(二疑) · 2무명(二無明)이라 한다.[9][10] 또한 11변사(十一遍使) 또는 11변행혹(十一遍行惑)이라고도 한다.[11][12]
변행수면 또는 변행혹에 이들 11가지가 있다는 것은 4성제 가운데 고제와 집제에 미혹한 무명과 그릇된 견해 그리고 의심은 모든 번뇌를 낳는 직접적인 원인이 되는 번뇌들이라는 것을 의미한다. 즉 괴로운 현실을 괴로운 현실인지 모르거나 혹은 괴로운 현실이 아니라고 부정하거나 혹은 괴로운 현실인지 아닌지 의심하고 있는 상태와 그래서 괴로운 현실을 낳는 원인인 갈애 · 집착 · 미워함 · 성냄 · 어리석음 · 분노 · 오만 · 아첨 · 괴롭힘 · 해침 등의 온갖 번뇌에 대해 그것이 괴로운 현실을 낳는 원인인지 모르거나 혹은 괴로운 현실을 낳는 원인이 아니라고 부정하거나 혹은 괴로운 현실을 낳는 원인인지 아닌지에 대해 의심하고 있는 상태는 모든 번뇌 즉 모든 근본번뇌와 수번뇌를 낳는 직접적인 원인이 된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