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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상도(天上道, 산스크리트어: deva-gati)는 불교에서 중생이 깨달음을 증득하지 못하고 윤회하여 다시 태어날 때, 전생에서 지은 선업 또는 악업의 총합에 따라 그 과보로서 현생에서 태어나는 세계 또는 의식 상태 또는 존재 상태인 지옥도(地獄道) · 아귀도(餓鬼道) · 축생도(畜生道) · 아수라도(阿修羅道) · 인간도(人間道) · 천상도(天上道)의 6도(六道) 중 하나이다.[1][2][3] 또는, 불교 부파 또는 종파들 중 설일체유부와 상좌부 불교 등에서는 6도가 있는 것이 아니라 6도에서 아수라도를 제외한 5도(五道)가 있다고 보는데, 따라서 천상도는 이 5도 가운데 하나이다.[2][4][5]
천상도(天上道)는 천상(天上) 또는 천도(天道), 또는 간단히 천(天)이라고도 하며, '업인(業因)에 따라 나아가는 곳'이라는 뜻의 취(趣)를 사용하여 천상취(天上趣) 또는 천취(天趣)라고도 한다. 또한 천상의 유(有: 윤회의 삶 또는 윤회하는 존재)라는 뜻에서 천유(天有)라고도 하며, 천상세계 또는 하늘나라라는 뜻에서 천계(天界, 산스크리트어: deva-loka) 또는 천상계(天上界)라고도 한다. deva-gati (天道 또는 天上道)와 deva-loka (天界 또는 天上界)에서 deva를 음역하여 호칭으로 삼아 제바(提婆) 또는 데바라고도 한다.[2][3][6][7][8][9]
천상도 또는 천상계에 태어나는 것을 생천(生天: 문자 그대로는 '하늘에 태어남')이라고 하며, 생천은 후대 불교의 극락왕생(極樂往生: 문자 그대로는 '극락으로 가서 태어남') 등과 사실상 같은 말이다.[9][10][11]
6도 중 아수라도 · 인간도 · 천상도의 3가지는 앞의 3가지, 즉 지옥도 · 아귀도 · 축생도에 비해 좋은 곳이라는 뜻에서 3선도(三善道) 또는 3선취(三善趣)라고도 하는데, 천상도는 이들 3선도 또는 3선취 중에서도 가장 최고의 선도(善道) 또는 선취(善趣), 즉 가장 좋은 세계 또는 착한 세계 또는 다복한 세계이다.[2][7][8][12][13][14] 달리 말하면, 천상도는 현생에서 5계(五戒)와 10선(十善)과 보시(布施) 등의 선한 업을 많이 쌓았을 때, 즉 세간의 선법[世間善法]을 충실히 실행했을 때 내생에서 태어나는 세계 또는 의식 상태 또는 존재 상태로, 많은 복(福)을 누리며 사는 존재 상태이다.[7][8]
이와 관련하여 대승불교의 주요 인물인 용수는 《대지도론》 제30권에서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이 인용문에서 용수는 출세간의 선법으로 37도품을 말하고 있는데, 출세간의 선법에는 4성제(四聖諦) · 3학(三學) · 5온설(五蘊說) · 12연기설(十二緣起說) · 8정도(八正道) · 37도품(三十七道品) · 6바라밀(六波羅蜜) 등이 있다. 이들 중에서 엄밀히 수행법만을 말하자면, 8정도는 37도품의 7번째 그룹에 해당하고, 6바라밀은 초기불교의 37도품이 대승불교에 의해 종합되어 새로운 형태로 제출된 것이므로, 출세간의 선법이란 37도품을 말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이러한 취지에서 용수는 이 인용문에서 출세간의 선법으로 37도품을 말하고 있다.
問曰: 善法亦有三果: 下者為人,中者為天,上者涅槃。
答曰: 是中 不應說涅槃,但應分別眾生果報住處, 涅槃非報故。 善法有二種:一者、三十七品能至涅槃,二者、能生後世樂。今但說受身善法,不說至涅槃善法。
世間善有三品:上分因緣故,天道果報;中分因緣故,人道果報;下分因緣故,阿修羅道果報。— 《대지도론》 제30권 한문본
[문] [6도(六道)와 관련된] 착한 법에도 역시 세 가지 과보가 있나니, 아래는 사람이요 중간에는 하늘이며 맨 위는 열반이다.
[답] [6도(六道)에 대해 논의하고 있는] 여기서는 열반을 말하지 않아야 한다. 다만 중생이 과보로서 머무를 곳만을 분별해야 하나니, [6도 즉 3계를 벗어난 상태인] 열반은 [6도(六道)의] 과보가 아니기 때문이다. 착한 법[善法]에는 두 가지가 있다. 첫째는 37품(三十七品, 즉 37도품)으로는 열반에 이르게 하고, 둘째는 뒷세상[後世]의 즐거움을 내게 하는 것이다. 지금은 다만 몸을 받는 착한 법[受身善法]을 말할 뿐이요 열반에 이르는 착한 법[至涅槃善法]은 말하지 않는다.
세간의 선[世間善]에는 세 가지가 있다. 위 갈래[上分]의 인연 때문에 천도(天道)의 과보가 있고, 중간 갈래[中分]의 인연 때문에 인도(人道)의 과보가 있으며, 아래 갈래[下分]의 인연 때문에 아수라도(阿修羅道)의 과보가 있다.— 《대지도론》 제30권 한글본
3계(三界)와의 관계를 살펴보면, 천상도 또는 천상계는 욕계의 천상세계인 6욕천(六欲天) 즉 욕계의 여섯 천(天: 하늘)들과, 욕계의 천상세계보다 더 뛰어난 천상세계들인 색계의 17천(또는 16천 또는 18천) 전부와, 색계보다 더 뛰어난 천상세계인 무색계의 4무색천(四無色天) 전부로 이루어져 있다. 즉, 천상도는 욕계부터 무색계까지 3계 전체에 걸쳐 있다.[15]
초기불교 시대에서는 교법이 열반(涅槃)을 중심으로 이루어져 있었는데, 출가자의 경우 열반의 증득이라는 출세간의 목표와 이에 따른 실천 수행법으로 37도품이 주로 설해졌고 재가신도들의 경우 천상도 또는 천상계에 태어나는 것 즉 생천(生天: 후대 불교의 극락왕생과 사실상 같은 말)을 위주로 하였다. 이에 따라 5계 · 10선 등의 덕과 선행을 행함으로써 생천할 수 있다는 가르침이 널리 설법되었다. 한편, 이러한 생천(生天)의 사상은 불교만의 것은 아니었으며 윤회사상과 더불어 당시 고대 인도 종교의 보편적인 사상이었다.[9][10][11]
예를 들어, 힌두교의 정통 6파철학 중의 하나인 미맘사 학파에 따르면, 《베다》에 규정되어 있는 특정한 제사(祭祀: 힌두교의 입장에서는 단순한 제사가 아닌 기도와 진언과 집중 등이 수반된 특정한 수행법 또는 수행체계의 실천이라고 할 수 있음, 말하자면 가톨릭의 미사나 개신교의 예배, 불교의 공양 또는 예불 또는 염불에 해당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음)를 실행하면 그 실행자에게 일종의 여력이 남아 그것이 나중에 과보를 가져온다. 이 때의 여력을 신득력(新得力: 새로이 얻은 힘)이라 하는데, 미맘사 학파에서는 이 신득력의 총합이 바르고 착하면 다음 생에서 생천(生天: 천계에 태어남) 등의 번영(繁榮, abhyudaya)의 과보를 얻어 복락을 향수한다는 교의를 가르쳤다.[16] 생천(生天)에 대한 사상이 있었다는 것에는 미맘사 학파와 불교간에 서로 일치하는 사항이지만, 미맘사 학파가 《베다》에 따른 제사의 실행을 통해 축적된 신득력(新得力: 새로이 얻은 힘, 즉 충분히 축적된 경우 이전의 업을 바꿀 수 있는 새로운 힘)에 의해 생천(生天)할 수 있다고 주장한 반면, 불교에서는 5계 · 10선 · 보시 등의 세간의 선법[世間善法]을 행함으로써 축적된 선업(善業: 선한 카르마, 즉 선한 잠재력 또는 형성력)에 의해 생천(生天)할 수 있다고 주장한 것은 서로 간의 차이점이다.
천상도 또는 천상계로 가는 방법으로는 5계와 10선과 보시 등의 선업을 쌓아 목숨이 다했을 때 천상도에서 태어날 수도 있고, 살아 있는 상태에서 선정(禪定: 禪 또는 靜慮 또는 等至라고도 한다.) 수행을 통해 천상계를 왕래할 수도 있다.
선정 수행과 관련하여, 색계의 17천(또는 16천 또는 18천)은 크게 4가지 천(天: 하늘)으로 나뉘는데, 이것을 4선천(四禪天) 또는 4정려천(四靜慮天) 또는 색계 4천(色界四天)이라고 하며,[15][17] 선정 수행의 관점에서 간단히 4선(四禪) 또는 4선정(四禪定) 또는 4정려(四靜慮)라고도 한다.[18][19] 그리고, 무색계의 4무색천은 선정 수행의 관점에서 4무색정(四無色定) 또는 4공정(四空定)이라고도 한다.[20]
또한 색계의 4선정과 무색계의 4무색정을 통칭하여 8정(八定) 또는 8등지(八等至)라고 하며,[21] 또는 8정에 색계의 4선이 포함되지만 색계의 4선을 특히 부각시켜 4선8정(四禪八定)이라고도 한다.[22]
그리고, 8정(八定) 또는 8등지(八等至)에 욕계 전체를 합하여 9지(九地)라고 하는데, 이것은 곧 3계를 9가지의 지(地)로 나눈 것이므로 9지(九地)라고 따로 칭하기도 하지만 3계9지(三界九地)라고도 흔히 칭한다.[23][24] 3계9지는 선정 수행 · 번뇌 · 업 등을 논할 때 거의 항상 관련하여 사용되는 체계로, 부파불교의 아비달마 교학과 대승불교의 유식유가행파의 교학에서 자주 등장한다.[2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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