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륀힐드(고대 노르드어: Brynhildr, 독일어: Brünhild 브륀힐트[*])는 게르만 신화의 중요 등장인물이다.
노르드(북유럽)에서의 브륀힐드는 스캴드메르(여전사)이자 발키리로, 《볼숭 그 일족의 사가》 및 동일한 사건을 다루는 에다들에 등장한다. 에다에서 그녀는 시그드리파(고대 노르드어: Sigrdrífa)라고 불리기도 한다.
대륙 게르만(독일)에서는 "브륀힐트"라는 이름으로 《니벨룽의 노래》에 등장하며, 이것이 리하르트 바그너의 《니벨룽의 반지》의 원형이 되었다. 여기서의 브륀힐드는 아이슬란드의 여왕이다.
노르드 신화
브륀힐드는 부들리의 딸으로, 스캴드메르이자 발키리이다. 햘름군나르(Hjalmgunnar)와 아그나르(Agnarr)라는 두 왕 중 한쪽에게 승리를 주라는 명령을 받았는데, 오딘이 햘름군나르를 염두에 두고 있음을 알았지만 브륀힐드는 거역하고 아그나르에게 승리를 주었다. 이에 오딘은 그녀를 필멸자로 만들고 힌다르퍌 산 위 외딴 곳의 성에 가두어 잠에 빠뜨린 뒤 성을 불의 고리로 둘러쌌다. 시그문드의 아들이며 볼숭 일족의 후계자이고 파프니르를 죽인 용살자인 용사 시구르드(니벨룽겐의 지크프리트)가 성 안에 들어와 브륀힐드가 입고 있는 투구와 쇄자갑을 벗겨내 그녀를 깨웠다. 둘은 사랑에 빠졌고 시구르드는 브륀힐드에게 안드바라나우트를 선물로 주며 청혼했다. 시구르드는 돌아와서 브륀힐드를 아내로 맞겠다고 약속하고 부르군트족의 왕 규키의 궁전으로 향한다. 시구르드가 떠난 뒤 규키의 딸 구드룬이 브륀힐드를 찾아와 꿈해몽을 부탁하는데, 꿈은 시구르드가 브륀힐드를 배신하고 구드룬과 결혼함을 예지하는 것이었다.[1]
한편 부르군트족의 왕국에선 규키 왕의 아내인 마녀 그림힐드가 시구르드를 자기 딸 구드룬(니벨룽겐의 크림힐트)와 결혼시키려고 한다. 그림힐드는 마법약을 만들어 시구르드에게 먹여 시구르드가 브륀힐드를 잊게 만들고, 시구르드는 구드룬과 결혼한다. 또 시구르드가 발키리를 만난 이야기를 들은 그림힐드는 브륀힐드를 자기 아들 군나르(니벨룽겐의 군터)와 결혼시키려고 한다. 군나르는 브륀힐드에게 청혼하려 하지만 성을 둘러싼 불의 고리 때문에 실패한다. 자기 말을 타고 불을 뛰어넘으려 했다가 실패하자 시구르드의 말 그라니를 빌려서 뛰어넘으려 했으나 또 실패한다. 그 뒤 시구르드가 군나르의 모습을 하고 불의 고리를 뛰어넘는다. 군나르로 변신한 시구르드는 브륀힐드에게 청혼하고 3일 밤을 함께 보낸다. 하지만 시구르드는 그녀의 처녀성을 진짜 군나르가 취하게 만들어야 하기에 브륀힐드와의 사이에 검을 놓고 브륀힐드에게 손끝하나 대지 않는다. 또한 시구르드는 브륀힐드가 가지고 있던 안드바라나우트를 구드룬에게 준다. 곧 군나르와 시구르드는 원래 몸으로 돌아오고, 브륀힐드는 군나르와 결혼한다.
그런데 나중에 구드룬과 브륀힐드가 서로 자기네 남편이 더 잘났다고 말다툼을 하는데, 브륀힐드가 군나르는 불속에 뛰어들 정도로 용감하다고 하자 구드룬이 그것은 사실 시구르드였다는 사실을 폭로한다. 브륀힐드는 분노했고, 이제야 진실을 기억해낸 시구르드는 그녀를 달래려 하지만 소용이 없었다. 브륀힐드는 예전에 힌다르퍌에서 시구르드와 자신이 성관계를 했었다고 거짓말을 해서 군나르가 시구르드를 죽이도록 부추긴다. 군나르와 그의 남동생 호그니(니벨룽겐의 하겐)는 시구르드와 의형제를 맺었었기 때문에 시구르드를 죽이기를 두려워했다(노르드 세계관에서 맹세를 어긴 자는 지옥에 해당하는 나스트론드에 떨어진다). 그래서 군나르와 호그니는 막내동생 구트호름에게 마법약을 먹인 뒤 구트호름이 잠자는 시구르드를 죽이게 만든다. 시구르드는 죽어가는 와중에 구트호름에게 칼을 집어던져 그를 죽인다(어떤 서사시에서는 구트호름이 라인강 남쪽의 숲속에서 쉬고 있는 시구르드를 죽였다고도 한다).[2]
브륀힐드는 시구르드의 세 살배기 아들을 죽이고 시구르드의 시체가 화장될 때 장작더미에 불이 붙자 불속으로 뛰어들어 자신도 죽는다. 그렇게 시구르드와 브륀힐드는 함께 헬헤임(저승)으로 간다.[1] 〈브륀힐드의 저승 가는 길〉을 보면 마차를 타고 저승으로 가는 브륀힐드에게 한 여성 거인이 나타나 그녀를 비난하는데, 브륀힐드는 “세상 남녀들이 모두 고통받을지라도, 나와 시구르드는 앞으로 함께할 것이다”라며 거인에게 썩 꺼지라고 일갈한다.
그런데 〈시구르드의 짧은 서사시〉에는 조금 다른 이야기가 전한다. 군나르와 시구르드가 브륀힐드의 오라비인 아틀리의 성을 공격했는데, 아틀리가 자기 여동생을 내줄테니 휴전하자고 하자 군나르가 그 제의를 수락했다. 그러나 브륀힐드는 시구르드와 결혼하겠다고 맹세한 상태였기 때문에, 브륀힐드는 군나르를 시구르드로 알고 속아서 결혼하게 된다.
《볼숭 그 일족의 사가》에 따르면 브륀힐드는 시구르드와의 사이에 아슬라우그라는 딸을 낳았는데, 이 딸은 나중에 라그나르 로드브로크와 결혼했다고 한다.
니벨룽겐
중세 서사시인 《니벨룽의 노래》의 브륀힐트(=노르드의 브륀힐드)는 발키리가 아니고 아이슬란드의 여왕이다. 여기서 군터(=노르드의 군나르)는 투명망토를 가진 지크프리트(=노르드의 시구르드)의 도움을 받아 브륀힐트를 세 번 이긴다. 브륀힐트는 군터에게 첫 번째로 장정 세 명이 달려들어야 겨우 들 수 있는 창을, 두 번째와 세 번째로 장정 열두 명이 달려들어야 들어올릴 수 있는 돌덩어리를 군터에게 던졌는데, 망토를 뒤집어써서 보이지 않는 지크프리트가 중간에서 쳐내서 모두 비껴간다. 지크프리트의 도움으로 브륀힐트를 이긴 군터는 그녀를 아내로 취한다.
결혼식 첫날밤 브륀힐트는 군터에게 자신의 처녀성을 내주길 거부하고 도리어 군터를 꽁꽁 묶어 방 천장에 매달아 버린다. 다시 보이지 않는 지크프리트가 난입해서 브륀힐트의 뼈를 부러뜨리고 속옷을 찢고 반지를 빼간다. 이후 브륀힐트는 초인적인 힘을 잃게 되고 군터의 순종적인 아내가 된다.
그 뒤 보름스 대성당 앞에서 브륀힐트와 지크프리트의 아내 크림힐트(=노르드의 구드룬) 사이에 누구 남편이 더 잘났는지에 대해 싸움이 벌어진다. 여기서 크림힐트가 진실을 폭로하고 반지와 속옷을 보여주며 브륀힐트를 모욕한다.
이후는 대략 비슷하지만 《니벨룽겐의 노래》에는 브륀힐트가 지크프리트의 장례식에서 자살했다는 내용이 없다.
바그너 오페라
리하르트 바그너의 오페라 《니벨룽의 반지》는 제목은 니벨룽이지만 여기에 등장하는 브륀힐트는 《니벨룽겐의 노래》보다 노르드 신화에 훨씬 가깝다.
바그너의 오페라에서 브륀힐트는 보탄(=오딘)과 에르다 사이에서 태어난 발키리 9자매 중 한 명이다. 보탄이 그녀에게 자신이 인간 여성과의 사이에서 낳은 지크문트(=시그문드)를 보호하라는 명령을 내린다. 그러나 프릭카(=프리그)는 지크문트가 근친상간을 저질렀던 점을 거론하며 죽어야 한다고 말한다. 보탄은 프릭카의 말을 받아들였으나 브륀힐트는 독단적으로 불복종한다. 브륀힐트는 지크문트의 아내이자 여동생인 지크린데(=시그뉘)와 지크문트의 검 노퉁(=그람)을 숨기려 하는데, 분노한 아버지 보탄은 그녀를 필멸자로 만들고, 오랫동안 잠들어 있다가 그녀를 깨우는 남자의 소유가 될 것이라는 저주를 내린다. 브륀힐트는 그것은 너무 가혹하다고 애원했고, 이에 보탄은 브륀힐트 주위에 마법의 불을 둘러 두려움을 모르는 영웅만이 그녀를 깨울 수 있게 만들었다.
이후 내용은 노르드 신화와 대동소이하다.
가계도
각주
외부 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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