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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민첨 초상(姜民瞻 肖像)은 보물 제588호로 고려의 명장이었던 강민첨(姜民瞻)을 그린 초상화이다. 1975년 5월 16일 대한민국의 보물 제588호로 지정되었다.
현재 전하는 것은 조선 정조 12년(1788) 박춘빈(朴春彬)이 원본을 옮겨 그린 것이다. 작품 상단의 찬문(撰文)과 그 옆의 기록에 의하면, 이 영정의 원본은 원래 우방사(牛芳寺)에 있었다고 하는데, 《신증동국여지승람(新增東國輿地勝覽)》 진주목을 보면 이 초상화가 진주 우산(牛山)에 있는 모방사(茅房寺)에 있다가 어느 시기에 우방사로 옮겨진 것임을 알 수 있다. 이 우방사 원본을 1788년 진주병사(晉州兵使)로 재직했던 이연필(李延弼)이 화사 박춘빈에게 옮겨 그리게 한 것이다. 이 영정은 회양책사(淮陽冊舍)에 보관되어 오던 것이 문중에 귀속하여 오늘날까지 보존된 듯하다.
본 작품의 주인공인 강민첨(姜民瞻)은 1018년 거란족이 고려를 침입했을 때 대장군 원수로 평장사 상원수강감찬(姜邯贊)과 함께 출전하여 적을 크게 격파한 명장으로 알려져 있다. 이때의 공으로 그는 공신이 되었다. 강민첨은 진주 강씨 은열공파(殷烈公派)로, 우리에게 잘 알려져 있는 조선 후기 문신 강백년(姜栢年)·강현(姜鋧)·강세황(姜世晃) 등은 그의 후손이 된다. 이 영정은 우안팔분면(右顔八分面)의 반신상으로 그려졌다. 관복을 입고 의자에 앉아 홀을 들고 있는 주인공은 생전에 공신의 반열에 올랐던 그의 화려한 경력을 잘 보여주고 있다. 의자의 호피는 옮겨 그린 18세기 후반의 초상화 양식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큰 귀와 작은 입, 그리고 옆으로 찢어진 눈매 등 인물의 표정은 자연스럽지 못하다. 또한, 홀대를 쥐고 있는 작은 손, 소매 끝단의 형식화된 옷 주름 표현, 전반적인 필치 등에서 전체적으로 경화된 느낌을 지울 수 없는 작품이다.
박춘빈은 조선 시대 회화사에서 알려지지 않았던 인물로 강민첨영정의 묘사수준으로 본다면, 당시 진주에서 활약하던 지방화가였을 것으로 추측된다. 본 작품은 비록 화격이 그리 높지 못하고 이모본(移模本)이긴 하지만 현재까지 전하는 고려시대 초상화가 극히 드물기 때문에 고려시대 공신영정도의 형식을 어느 정도 짐작하게 하는 측면에서 귀중한 자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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