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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발동물(고대 그리스어 τετραπόδηs tetrapodēs, "네 발을 가진"), 또는 사지동물(四肢動物)은 처음으로 네 발을 가졌던 척추동물과 그 후손들로 구성되며 현생 및 멸종한 양서류, 석형류, 포유류를 포함한다. 네발동물은 육기어류로부터 약 3억 9500만 년 전 데본기에 진화했다.[1] 물 속에서 살았던 네발동물의 조상이 어떤 것이었는지, 그리고 어떻게 육지를 점령했는지는 분명하지 않으며 지금도 고생물학자들 사이에 활발히 연구되고 논쟁이 일어나는 주제다.
오늘날 살아있는 거의 대부분의 종들은 육상생물이지만 최초의 네발동물이 땅 위에서 움직일 수 있었다는 증거는 거의 없다. 처음에는 네 다리로 몸통을 바닥에서 완전히 들어올릴 수 없었을 것인데 알려진 흔적을 보면 배를 끌고 다니지 않았던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이런 흔적은 얕은 물에서 바닥을 걸어다녔던 동물이 만들었을 것이다.[2] 현생 양서류는 대개 반수생으로 남아있어서 생애의 첫번째 단계에서는 물고기와 비슷한 모양의 올챙이로 살아간다. 뱀과 고래 등 몇몇 네발동물 그룹은 다리의 일부, 혹은 전부를 잃었다. 많은 네발동물이 부분적으로, 혹은 완전히 물 속에 사는 생활로 돌아갔다. 완전히 물 속에 사는 네발동물로는 고래와 바다소목이 있다. 물 속으로 돌아간 수중생활형태는 석탄기에 최초로 나타났을 수 있으며[3] 다른 그룹들은 고래와 기각류[4], 그리고 몇몇 현생 양서류의 경우처럼 신생대에 나타나기도 했다.[5]
사족보행동물은 네 다리를 모두 이동에 사용한다. 모든 네발동물이 다 사족보행을 하는 것은 아니다.
네발동물은 네 개의 강을 포함한다. 양서류, 파충류, 포유류, 그리고 조류다. 전반적으로 네발동물 일반 뿐 아니라 양서류의 생물다양성은[6] 시간이 지남에 따라 지수함수적으로 증가해 왔다. 30,000 종 이상의 현생 종들이 초기 내지 중기 데본기에 존재했던 하나의 양서류 그룹으로부터 유래했다. 하지만 이 다양화 과정은 양막동물들에게 큰 영향을 끼쳤던 페름기-트라이아스기 멸종과 같은 주요 생물학적 위기에 의해 최소한 몇 번에 걸쳐 중단되곤 했다.[7] 생물다양성의 전반적인 구성은 고생대에는 주로 양서류에 의하여, 중생대에는 파충류에 의하여, 신생대에는 새와 포유류의 폭발적인 증가에 주로 힘입었다. 최초의 네발동물은 수중생활을 했으며 주로 물고기를 잡아 먹었다. 오늘날 지구에는 다양한 장소에 서식하며 여러 종류의 섭식형태를 가진 매우 다양한 네발동물들이 살고 있다.[8]
물 속에서 숨을 쉬고 이동하기 위한 몸의 설계로부터 땅 위에서 움직일 수 있는 동물로의 설계변경은 알려진 진화적 변화들 중 가장 심오한 것 중 하나이다.[9] 또한 20세기 후반에 발견된 여러 중요한 화석들과 더불어 계통발생학 분석의 발전 덕분에 가장 잘 이해된 것이기도 하다.[10]
데본기는 수많은 멸종 및 현생 주요 어류 그룹이 다양하게 분화한 시기이기 때문에 전통적으로 "어류의 시대"라고 알려져 있다.[11] 이들 중에는 초기 경골어류도 포함되는데 경골어류는 데본기 초기에 담수 및 기수에서 분화하고 퍼지기 시작했다. 초기 형태는 조상인 상어와 비슷한 모양의 꼬리지느러미, 나선형의 창자, 앞쪽에 뼈와 같은 요소가 있어 단단해진 커다란 가슴지느러미, 경골화 되지 않은 척추 및 머리뼈 등, 해부학적으로 연골어류와 비슷한 특징을 가지고 있었다.[12]
하지만 이들은 연골어류와 구분되는 특징들도 가지고 있었는데, 이 특징들은 육상동물로 진화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스피라클을 제외하면 상어처럼 아가미가 외부로 바로 열려있지 않고, 진피골(dermal bone)로 만들어졌고 새개로 덮여 외부로 열린 구멍이 하나 있는 아가미방 안에 들어 있다. 아가미방의 뒤쪽 경계를 구성하는 클레이트룸은 가슴 지느러미가 부착되는 위치이기도 하다. 연골어류는 가슴지느러미의 부착을 위한 이런 기관이 없다. 클레이트룸 덕분에 초기 경골어류는 지느러미의 뿌리 부분에 움직일 수 있는 관절을 가지게 되었고 후에 네발동물에서 무게를 지탱하는 구조가 되었다. 네모난 비늘로 몸 전체가 덮여 있었으며 진피골로 만들어진 머리뼈는 머리천장이 되어 상어와 같이 연골로 되어 있었던 안쪽 머리뼈의 외부를 구성하였다. 또한 상어나 가오리에서는 볼 수 없는 부레/허파[13]를 가지고 있었다.
허파/부레는 내장이 과도하게 자라 소화계 위쪽에 기체로 채워진 주머니를 형성한 것이다. 가장 원시적인 형태에서 이 기체 주머니는 장관(alimentary canal)과 연결되어 있고, 이것을 피소스톰(physostome)이라고 부른다. 이런 형태는 아직도 많은 물고기에서 발견된다.[14] 일차적인 기능이 무엇인지는 확실하지 않다. 한 가지 가능성은 부력이다. 초기 경골어류의 보호구였던 비늘은 무거웠기 때문에 가라앉기 쉬웠을 것이다. 연골어류는 부레가 없기 때문에 바다에 사는 상어는 가라앉지 않기 위해 끊임없이 헤엄을 쳐야 하며 가슴지느러미가 부력을 제공한다.[15] 또 한 가지 가능성은 산소 소비다. 데본기 초기에는 산소 농도가 낮아서 현재의 절반 정도였을 것으로 보인다.[16] 물 속보다는 공기 중에 단위 부피당 산소가 더 많이 존재하고 척추동물은 활동적인 동물이라서 같은 크기의 무척추동물보다 많은 에너지를 필요로 한다.[17][18] 데본기에 시간이 지나면서 산소농도가 높아져서 공기 중의 산소를 활용할 수 있는 활동적이고 큰 몸집을 가진 동물들을 위한 생태적 지위가 생겨나기 시작했다.[16] 특히 적도 부근의 늪지에서는 공기 중 산소농도가 안정적으로 유지되었고 주 산소공급원으로 아가미보다 폐를 사용하는 경향을 이끌었을 수 있다.[19][20] 결국 부력과 호흡 모두가 중요했을 것이고 현생 피소스톰 물고기들은 실제로 부레를 두 용도 모두에 사용한다.
기체 교환에 사용되기 위해서는 허파에 혈액이 공급되어야 한다. 연골어류와 진골어류에서는 심장이 몸통의 아래쪽에 위치하여 배쪽의 대동맥을 통해 혈액을 앞쪽으로 밀어내고, 쌍을 이루는 대동맥궁에서 나뉘어 양쪽의 아가미궁(gill arch)으로 혈액이 흘러들어간다.[21] 대동맥궁은 아가미 위쪽에서 다시 만나 등쪽의 대동맥이 되어 몸 전체에 산소가 많은 혈액을 공급한다. 폐어, 아미아고기, 그리고 폴립테루스에서는 가장 뒤쪽 (여섯번째)에 위치한 대동맥궁에서 뻗어나온 심폐동맥을 통해 부레에 혈액이 공급된다.[22] 동일한 기본 패턴이 폐어 프로톱테루스(Protopterus)와 육상 도롱뇽에서 발견되며, 아마도 이것이 네발동물의 직계조상 및 최초의 네발동물에서도 발견되는 형태였을 것이다.[23] 대부분의 여타 경골어류에서는 등쪽 대동맥을 통해 부레에 혈액이 공급된다.[22]
대부분의 경골어류 콧구멍은 네발동물의 콧구멍과 차이가 있다. 경골어류는 보통 네 개의 콧구멍이 한 쪽에 두 개 씩 앞뒤로 나란히 있다. 물고기가 헤엄을 칠데 앞쪽 쌍으로 물이 들어와 후각조직을 거쳐 뒤쪽 구멍으로 빠져 나간다. 조기어류 뿐 아니라 육기어류에 해당하는 실러캔스도 마찬가지다. 이와 달리 네발동물은 외부에 한 쌍의 콧구멍만 가지고 있고 코아나(choanae)라고 불리는 한 쌍의 내부 콧구멍을 가지고 있어 코를 통해 공기를 들이마실 수 있게 해 준다. 페어도 내부 콧구멍을 가진 육기어류지만 네발동물의 내부콧구멍과는 다른 형태이기 때문에 독립적으로 발달된 것으로 보인다.[24]
네발동물의 내부 콧구멍 진화는 20세기에 뜨거운 논쟁의 대상이었다. 내부 콧구멍은 (주로 뒤쪽에 있던) 외부 콧구멍 한 쌍이 입 안쪽으로 이동한 것일 수도 있고, 입 안에서 새롭게 진화한 구조일 수도 있다. 외부 콧구멍이 이동하기 위해서는 이빨이 있는 윗턱의 뼈들인 상악골와 전상악골이 분리되어 콧구멍이 지나가게 한 후 다시 붙어야 한다. 최근까지 두 뼈가 떨어져 있는 중간단계는 발견되지 않았다. 이제는 그런 증거가 발견되었다. 케니크티스(Kenichthys)라는 3억 9500만 년 전의 작은 육기어류가 중국에서 발견되어 진화가 "막 일어나고 있는" 모습을 보여준다. 즉, 상악골과 전상악골이 분리되어 있고 두 뼈 사이에 구멍 - 초기 단계의 코아나 - 이 발견된 것이다.[25] 케니크티스는 실러캔스보다는 네발동물에 더 가까운 관계이며[26] 외부 콧구멍만 가지고 있다. 따라서 이것은 네발동물의 형태가 진화하는 과정의 중간단계를 보여주는 것이다. 뒤쪽 콧구멍이 코에서 입으로 이동하는 진화가 왜 일어났는지는 잘 알려져 있지 않다.
케니크티스의 근연종들은 곧 물길과 기수로 이루어진 삼각강(brackish estuaries)에 자리잡았고 데본기와 석탄기 대부분의 기간 동안 가장 수가 많은 경골어류가 되었다. 이 종류의 구조는 20세기 후반부에 에우스테놉테론(Eusthenopteron)에 대해 자세히 기술한 에릭 자르빅 덕분에 잘 알려져 있다.[27] 머리천장의 뼈들은 초기 사지동물과 전반적으로비슷하며 이빨은 미치류의 이빨과 비슷하게 에나멜이 안으로 접혀있는 형태다. 쌍을 이루는 지느러미들은 앞쪽의 경우 위팔뼈, 자뼈, 노뼈와 상동구조인 뼈들로, 뒤쪽은 넙다리뼈, 정강뼈, 종아리뼈와 상동구조인 뼈들로 이루어져 있다.[28]
여기에 속하는 어류의 분류군들은 리조두스목(Rhizodontida), 카노윈드라과(Canowindridae), 엘피스토스테게과(Elpistostegidae), 메갈리크티스과(Megalichthyidae), 오스테올레피스과(Osteolepidae), 그리고 트리스티콥테루스과(Tristichopteridae) 등이 있다.[29] 대부분은 열린 공간에서 사는 어류이며 어떤 종류는 성체의 몸 길이가 수 미터에 이를 정도로 크게 자랐다.[30] 리조두스목인 리조두스(Rhizodus)는 7 미터까지 자랐을 것으로 보이며 알려진 담수어류 중 가장 큰 종류였다.[31]
대부분은 열린 공간에서 살던 어류지만 한 그룹, 엘피스토스테게과는 얕은 물에 적응했다. 아주 얕은 물에서 이동하기 위해 납작한 몸을 진화시켰고 가슴지느러미와 배지느러미가 움직임을 책임지는 기관이 되었다. 원형(圓形, protocercal) 꼬리지느러미를 제외하면 중심선을 따라 있던 지느러미들은 모두 사라졌다. 얕은 물에서는 종종 산소 부족 현상이 일어났기 때문에 부레로 공기를 들이마실 수 있는 능력이 중요해졌다.[9] 스피라클은 공기를 흡입하기 위해 눈에 띄게 커졌다.
사지동물의 기원은 데본기의 사지형동물(Tetrapodomorpha)이다.[32] 원시적인 사지동물은 오스테올레피스과에 속하는 사지형 육기어류(sarcopterygian-crossopterygian)로부터 진화하여 두 개의 엽이 있는 뇌와 납작한 머리뼈를 가지게 되었다. 실러캔스 그룹은 해양 육기어류를 대표하며 얕은 물 환경에 적응한 특징들을 가지고 있지 않다. 육기어류는 크게 두 갈래로 나뉘어 진화하였으며 두 개의 그룹, 악티니스티아(실러캔스를 포함한다.)와 리피디스티아(멸종한 육기어류를 포함하며 이들이 진화한 것이 폐어와 사지형동물이다.)가 되었다.
알려진 것 중 가장 오래된 사지형동물은 중국에서 발견된 3억 9500만 년 전의 케니크티스(Kenichthys)다. 3억 8천만 년 전의 고고나수스(Gogonasus)와 판데리크티스(Panderichthys) 두 종류도 초기 사지형동물이다.[33] 이들은 코아나를 가지고 있었고 지느러미를 이용해 죽은 나무가지와 식물들이 많고 조수가 들락날락하는 강과 얕은 물 사이를 이동해 다녔다.[34] 이들의 지느러미는 먹이를 잡으려고 숨어 있을 때 자신의 몸을 식물 같은 것에 달라 붙어 있기 위해 이용되었을 수도 있다. 사지동물 모두에서 볼 수 있는 움직임인 앞다리를 팔꿈치 관절부터 앞쪽으로 구부리고 뒷다리를 무릎부터 뒷쪽으로 구부리는 특징은 얕은 물에 살던 초기 사지동물까지 거슬러 올라간다고 볼 수 있다.
육기어류로부터 사지동물의 다리가 진화한 것은 물고기의 지느러미 발달에 관여하는 악티노딘 1과 악티노딘 2 단백질이 사라진 것과 관련이 있을 것이라는 주장이 있다.[35] 로봇 시뮬레이션에 의하면 걷기에 필요한 신경회로는 헤엄치는 신경에서 진화했을 것이며 다리를 받침 삼아 추진력을 얻고 몸을 옆으로 비트는 동작을 활용했을 것이다.[36]
2012년에 이크티오스테가(Ichthyostega)를 3D 로 복원한 연구에 의하면 이크티오스테가는 전형적인 사족보행을 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한다. 필요한 범위의 회전운동을 하지 못했으므로 다리를 교대로 움직이지 못했을 것이다. 거기에 더해 뒷다리는 땅 위에서 움직이기 위해 필요한 골반 근육을 갖추고 있지 못했다. 땅 위에서 움직이는 주된 방법은 망둥이처럼 앞다리만을 이용해 몸을 끌어당기는 방식이었을 것이다.[37]
최초의 네발동물은 아마 해안와 기수 환경, 그리고 얕은 물이나 늪지인 담수 환경에서 진화했을 것이다.[38] 예전에는 데본기 말기에 와서야 진화가 일어났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지금은 폴란드의 스위토크르쥐스키 산맥이 된 로라시아의 남쪽 해안의 해성 퇴적물에 보존된 가장 오래된 네발동물의 이동 흔적이 2010년에 발견되면서 이 견해는 도전을 받게 되었다. 이 흔적은 중기 데본기의 마지막인 에이펠세에 만들어졌다. 3억 9500만 년 전 - 가장 오래된 네발동물의 골격 화석보다 1800만 년 일찍 형성된 이 흔적에는 발가락의 모습이 보인다.[39] 거기에 더해 이 흔적을 남긴 동물은 틱타알릭과 같은 사지형 물고기라면 불가능했을 움직임인 팔과 다리를 앞쪽으로 뻗는 동작을 했을 것으로 보인다. 이 흔적을 만들어낸 동물은 2.5미터의 몸길이에 발바닥 너비는 26 센티미터에 달했을 것이다.[40] 새로운 발견으로 인해 최초의 네발동물은 조간대에서 기회주의적인 생활을 하며 해안에 떠밀려 오거나 조수 때문에 오갈데 없어진 바다생물을 먹었을 것이라는 주장이 제시되었다.[39] 하지만 현생 어류가 그런 식으로 해변에서 대량으로 표류하는 것이 에일와이프의 번식기 등 일 년에 수 차례에 불과하다는 것을 감안하면 포식자가 그런 식으로만 먹을 것을 얻기는 힘들었을 것으로 보인다. 데본기의 어류가 현재의 어류보다 아둔했으리라고 생각할 만한 이유는 없다.[41] 시카고 대학의 멜리나 헤일은 이러한 이동 흔적들이 꼭 초기 네발동물의 것이라고 볼 수는 없고, 근육이 있는 부속지로 바닥을 기어다녔을 네발동물의 근연종들이 만들었을 수도 있다고 주장한다.[42][43]
제니퍼 클랙과 동료들은 연구를 통해 아칸토스테가 같은 가장 초기의 네발동물들이 완전히 수중생활을 했으며 육상생활에는 적합하지 않다는 것을 보였다. 그 이전에는 어류가 먼저 땅 위로 올라오고 - (망둥어처럼) 먹이를 찾기 위해서, 혹은 살고 있던 연못이 말라붙어서 - 나중에 다리와 허파를 진화시켰을 것이라고 보았다.
데본기 후기에는 육상 식물이 담수환경을 안정시켜 최초의 습지생태계가 만들어지고 먹이그물이 복잡해져 새로운 기회가 생겨났다. 담수환경은 유기물로 가득찬 장소일 뿐 아니라 물가에 식생이 빽빽하게 들어찬 장소이기도 했다. 얕은 습지, 해안가의 석호(lagoon), 그리고 담수와 해수가 섞이는 강 하구의 삼각주 등과 같이 늪지 환경이 이 시기에 존재했고, 네발동물이 이런 환경에서 진화했다는 것을 시사하는 증거들이 있다. 초기 네발동물의 화석은 해양퇴적물에서 발견되고, 원시적인 네발동물의 화석이 일반적으로 전세계에 걸쳐 흩어져 있는 걸로 보아 해안선을 따라 퍼져나갔을 것이다 - 담수에만 살지는 않았을 것이다.
오레건 대학 연구자들의 분석에 의하면 "말라붙은 물웅덩이" 이론을 지지할 만한 증거는 없으며 - 중간화석은 줄어드는 웅덩이나 연못의 증거들과 같이 발견되지 않는다 - 초기 네발동물들은 말라붙은 물웅덩이 사이의 짧은 거리도 건너갈 수 없었을 것 같다고 한다.[44] 새로운 이론에 의하면 원시허파와 원시다리는 습도가 높고 나무가 많은 범람원에서 유용한 적응이었을 것이라고 한다.[45]
현재 존재하는 모든 유악류의 공통조상은 민물에 살았고, 후에 바다로 돌아갔다. 바닷물의 높은 염분농도를 처리하기 위해 이들은 질소 노폐물인 암모니아를 요소로 만들어 몸 안에 간직함으로써 피가 바닷물과 동일한 삼투압을 유지하는 능력을 진화시켰다. 지금 현재 연골어류에서 발견되는 방식이 이것이다. 조기어류(Actinopterygii)는 후에 다시 민물로 돌아가면서 이 능력을 잃어버렸으나 육기어류(Sarcopterygii)는 그대로 유지했다. 조기어류의 피에는 민물보다 더 많은 염본이 존재하기 때문에 이들은 아가미를 통해 암모니아를 제거한다. 이들이 나중에 다시 바다로 돌아갔을 때는 암모니아를 요소로 바꾸는 오래된 방법을 다시 갖추지 못하고 별도의 염분분비샘을 진화시켜야 했다. 폐어 역시 물에 살 때는 요소 대신 암모니아를 만드는 방식을 이용하지만 물이 말라서 진흙을 파고 들어가야 할 때는 요소를 만들게 된다. 연골어류처럼 실러캔스는 염수에서 오랫동안 살 수 있는 일부 양서류들 (두꺼비인 Bufo marinus와 개구리 Rana cancriyora)처럼 요소를 피 안에 저장한다. 이것은 조상으로부터 물려받은 특징이다.
초기 네발동물이 민물에 살면서 요소를 만들 수 있는 능력을 잃어버려 암모니아만을 사용했다면 나중에 그 능력을 처음부터 다시 진화시켜야 했을 것이다. 오늘날 살아 있는 조기어류 중 단 한 종도 이런 능력을 다시 얻지 못했으므로 네발동물도 마찬가지였을 것이다. 육상동물이 요소를 만들지 못한다면 끊임없이 물을 마셔야 하기 때문에 육상에서 살기가 불가능하다. (몇몇 예외는 있다. 육상 쥐며느리는 질소노폐물을 암모니아 가스 형태로 배출한다) 네발동물이 물 밖에서 생활하기 시작하면서 질소노폐물이 문제가 되긴 했으나 결국은 요소를 만들어내는 방식을 이용해 육상생활을 유지할 수 있었다. 네발동물이 민물에서 진화했을 가능성은 매우 적다. (민물로 이주한 후에 요소를 만드는 능력을 잃어버리기 전에 곧바로 육지로 올라간 것이 아니라면). 하지만 어떤 종들은 물을 떠나지 않았거나 물로 돌아가서 다시 민물 호수와 강에 적응해야만 했다.
경골어류(Osteichthyes)의 공통조상은 공기를 들이마시는 원시적인 허파를 가지고 있었던 것이 분명하다. 허파는 후에 대부분의 조기어류에서 부레로 진화한다. 이것은 육기어류가 따뜻하고 얕은 물에서 수중산소농도가 낮아졌을 때 원시적인 허파를 이용하며 진화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가시가 아닌 뼈로 살이 붙어 있는 지느러미를 지탱하는 것은 모든 경골어류의 조상이 가지고 있었던 특성인 것으로 보인다. 네발동물의 조상인 육기어류는 이 특징을 더욱 발전시켰고, 조기어류의 조상은 지느러미를 다른 방식으로 진화시켰다. 조기어류의 원시적인 그룹인 폴립테루스과 어류들은 여전히 가슴지느러미에 살이 붙어 있다.
지금까지 아홉 속의 데본기 네발동물들이 기재되어있고, 이 중 몇몇은 아래턱 위주로, 혹은 아래턱만이 발견되어 있다. 하나를 빼면 모두 유럽, 북아메리카, 그리고 그린랜드로 구성된 로라시아 초대륙에서 발견되었다. 유일한 예외로 곤드와나에 살았던 종류인 메탁시그나투스(Metaxygnathus)는 호주에서 발견되었다.
아시아에서 발견된 데본기의 첫 네발동물은 화석 턱뼈로 2002년에 보고되었다. 중국의 네발동물인 시노스테가(Sinostega)는 닝시아(Ningxia Hui)의 붉은색 사암 안에서 열대식물과 육기어류 화석들과 함께 발견되었다. 이 발견은 네발동물의 지리적 범위를 크게 넓혔고, 이들이 어떻게 상대적으로 짧은 시간 동안 전세계적인 분포와 큰 다양성을 이룩할 수 있었는지 새로운 질문을 던져주었다.
이 초기 네발동물들은 육상동물은 아니었다. 육상생활을 했던 최초의 형태는 2000만 년 후의 초기 석탄기 퇴적층에서 발견되었다. 하지만 이것도 여전히 물 밖에서는 짧은 시간만 보내면서 다리를 이용해 진흙 사이를 이동해 다녔을 것으로 보인다.
네발동물이 육상으로 올라오게 된 이유는 여전히 논쟁 중이다. 변태를 끝낸 작고 어린 동물이 육상환경을 활용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일 수 있다. 이미 공기로 호흡할 수 있고 안전을 위해 육지와 가까운 얕은 물에서 살던 (현생 어류와 양서류 역시 어린 시기를 상대적으로 안전한 맹그로브 숲과 같이 얕은 물에서 보낸다.) 어린 네발동물들은 어느 정도 겹쳐 있는 두 개의 매우 다른 생태적 지위 사이에서 살아갔을 것이다. 둘 중 한 쪽에는 경쟁자가 매우 많았고 위험했으며 다른 쪽에는 훨씬 안전하고 경쟁자도 적어서 생존에 필요한 자원을 찾는데 어려움이 없었다. 육상생활은 기본적으로 수중생활을 하던 동물에게 쉽지 않은 것이었지만진화와 선택압의 작용에 의해 그러한 이점을 활용할 수 있었던 어린 네발동물들은 충분히 보상을 받았을 것이다. 땅 위에 일단 발을 내디딘 후에는 선적응(preadaptation)된 네발동물들의 몸과 알맞은 시기에 알맞은 장소에 있었다는 점에서 이들의 후손은 점점 생존에 유리한 변이를 만들어내며 계속하여 진화하고 번성했다.
이 시기에 땅 위와 물가, 습한 토양 등에 풍부하게 살고 있던 무척추동물이 먹이가 되었을 것이다. 어떤 것은 작은 네발동물을 잡아먹을 정도로 컸지만 땅 위에는 물 속에 있던 것과 같이 큰 위험은 존재하지 않았다.
처음에는 조심스럽게 육지로 진출했지만 시간이 지남에 따라 네발동물은 육상환경에 적응했고 물에서 떨어져 오랜 시간을 보내게 되었다. 또한 성체가 되어 수중생활로 돌아가기 전, 어린 시절에 더 많은 시간을 땅 위에서 보내기 시작했다. 초기 네발동물인 이크티오스테가의 골격에서 알 수 있듯이 성체가 땅 위에서 시간을 보내긴 했지만 사냥을 하거나 멀리 돌아다니는 것이 아니라 물과 가까운 곳에서 햇볕을 쬐기만 했을 가능성도 있다. 육상생활에 적응한 최초의 진정한 네발동물은 작은 몸집을 가지고 있었고 나중에야 덩치가 커졌다.
다 자란 네발동물은 유년기의 해부학적 특징을 대부분 그대로 유지하여 육상생활과 연관된 특징들 및 변형된 네 다리를 가지게 되었다. 성체로 성공하기 위해서는 유년기에도 성공적이어야 한다. 어떤 작은 종의 성체는 아마도 땅 위에서 이동할 수 있었을 것이다.
일종의 유태보존(neoteny) 이나 왜소증이 일어나서 아직 땅 위에서 살고 있을 때 성적으로 성숙하거나 완전히 자라게 되었다면 이런 동물들은 물을 마시기 위해서, 또는 생식을 위해서만 물로 돌아갔을 것이다.
1990년대까지는 후기 데본기의 네발동물과 중기 석탄기 양서류의 네발동물 화석이 다시 나타나기까지 3천만 년의 간격이 있었다. 이것을 알아낸 고생물학자의 이름을 따서 "로머의 간격" 이라고 부른다.
이 "간격" 동안에 네발동물은 척추와 함께 발가락이 달린 네 발, 그리고 기타 육상생활을 위한 적응을 이루어냈다. 귀, 머리뼈, 그리고 척추가 모두 변화를 겪었다. 더 많은 발가락을 가진 계통이 멸종하면서 네 다리의 발가락 개수도 다섯 개로 고정되었다. "간격" 동안에 발견된 네발동물의 화석은 매우 귀중한 자료가 되었다.
수중생활을 하는 육기어류에서 공기를 호흡하는 양서류로의 전환은 척추동물의 진화 역사에서 매우 중요한 사건이다. 중력의 영향을 받지 않는 수중환경에서 생활하던 동물이 그렇지 않은 환경으로 진출하기 위해서는 몸 전체 구조의 형태와 기능 두 측면에서 모두 커다란 변화가 있어야 한다. 에리옵스는 이런 적응을 끝낸 동물의 예이다. 조상인 물고기에서 볼 수 있는 특징들을 대부분 잘 보존하면서도 중요한 변화들을 이루어냈다. 건장한 네 다리를 이용해 물 바깥에서 몸을 지탱하고 이동할 수 있었다. 더 두껍고 강력한 등뼈는 체중 때문에 몸이 처지는 것을 막아 주었다. 또 물고기의 턱뼈들을 이용해 원시적인 귀가 만들어졌기 때문에 에리옵스는 공기 중에서도 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석탄기 중기의 비제절에 이르러 초기 네발동물은 최소한 세 종류의 주요한 갈래로 나뉘었다. 초기 네발동물을 대표하는 그룹은 템노스폰딜(에리옵스 등), 레포스폰딜(디플로카울루스 등), 그리고 양막동물의 조상 및 친척에 해당하는 안트라코사우리아 등이다. 견해가 갈리긴 하지만 현생 양서류(개구리, 도룡뇽, 그리고 무족영원)는 템노스폰딜이나 레포스폰딜로부터 유래했다 (이제는 소수의견이지만 양쪽 모두에서 유래했을 수도 있다).
최초의 양막동물은 초기 후기 석탄기에서 알려져 있고, 트라이아스기에는 이들 중에서 초기 포유류, 거북, 악어가 진화하였다. (도마뱀과 새는 쥐라기에, 그리고 뱀은 백악기에 나타난다) 석탄기의 또 다른 그룹인 바페티드는 템노스폰딜과 유연관계가 있는 것으로 생각되나 후손을 남기지 못했다.
양서류와 파충류는 약 3억 년 전에 일어난 멸종사건인 석탄기 우림 붕괴(Carboniferous Rainforest Collapse)의 영향을 받았다. 중요한 생태계가 갑작스럽게 붕괴하자 주요 생물군의 다양성과 풍부함에 변화가 일어났다. 몇몇 큰 그룹들, 미치류 양서류들이 특히 큰 타격을 받았고, 초기 파충류들은 생태학적으로 더 건조한 조건에 적응되어 있어서 그럭저럭 잘견뎌냈다. 양서류들은 알을 낳기 위해 물로 돌아가야 했으나 파충류는 물 밖에서도 가스 교환을 할 수 있게 해주는 양막을 가지고 있어서 육지에 알을 낳을 수 있어 새 조건에 더 잘 적응되어 있었다. 파충류들은 새로운 생태적 지위를 빠른 속도로 차지하고 예전에는 곤충과 물고기만을 먹던 것에서 벗어나 초식과 육식 등 다양한 섭식형태를 가지기 시작했다.[46]
페름기 동안에는 초기 "양서류" (미치류) 중 템노스폰딜과 안트라코사우르스 계통군에 더해 양막동물 중 파충류와 단궁류 두 계통군이 있었다. 단궁류는 페름기의 가장 중요하고 성공적인 동물이었다.
페름기가 끝날 때 페름기-트라이아스기 멸종이 일어나 동물군이 급격한 변화를 겪게 된다. 비교적 오랜 기간 동안 여러 번의 멸종이 이어졌다.[47] 한때는 많고 다양했던 그룹들이 완전히 사라지거나 크게 그 수가 줄어들었다.
페름기 멸종 이후 지구 상의 동물은 빠른 속도로 회복된 것 같이 보이지만 이것은 힘든 환경에서도 잘 살아남는 절지동물이나 리스트로사우루스와 같은 초기 개척생물에 기인한 것이다. 높은 종다양성을 가지고 복잡한 먹이그물을 형성하며 다양한 생태적 지위를 차지하는 등 복잡한 생태계를 형성하는 전문화된 척추동물들은 더 오랜 시간이 지나서야 회복되었다. 현재의 연구결과에 의하면 회복에 오랜 시간이 걸린 것은 멸종이 연쇄적으로 일어나서 회복을 힘들게 했으며 생물들에게 가해지는 환경적인 스트레스가 초기 트라이아스기까지 계속되었기 때문으로 보인다. 최근의 연구는 중기 트라이아스기가 시작되던 때, 그러니까 멸종이 일어난 후 400만 년에서 600만 년이 지나서야 생태계가 회복되기 시작했을 것이라고 본다. 중생대는 2.51억년 ~ 6550만년 전까지로, 트라이아스기, 쥐라기, 백악기로 나뉜다. 중생대의 시작은 페름기의 마지막에 있었던 대량 멸종기 직후로, 이 멸종기에 지구상 생물종의 95%가 멸망하였다. 중생대의 마지막은 공룡의 멸종으로 잘 알려진 백악기의 대량 멸종 사건이다.
파충류의 작은 그룹이었던 이궁류가 트라이아스기 동안 분화하기 시작했고, 그 중 하나가 공룡이다. 트라이아스기(Triassic Period)는 중생대의 세 기 중 첫째 시기로, 고생대 페름기와 중생대 쥐라기의 사이이다. 약 2억 3000만 년 전부터 1억 8000만 년 전까지 지속되었다. 삼첩기(三疊紀)라고도 한다. 이 시기의 주요 네발동물으로는 육상 플라케리아스(Placerias), 칸네메리아(Kannemeyeria, Cannemeeria), 포스토수쿠스(Postosuchus)//파충류 플라테오사우루스(Plateosaurus), 코엘로피시스(Coelophisys), 마소스폰딜루스(Massospondylus), 헤레라사우루스(Hererasaurus)//공룡 바다 킴보스폰딜루스(Cymbospondylus), 노토사우루스(Nothosaurus), 타니스트로페우스(Tanistropheus)//어룡, 수서 파충류 등을 들 수 있다.
쥐라기의 시작은 트라이아스기 말의 멸종에서부터 시작되었다. 멸종은 지상과 해양 양쪽 모두에서 일어났으며, 지상이 수백만 년 빨랐다고 추측하고 있다. 해양 생물의 20%로 공룡 이외의 지배파충류, 수궁류가 사멸했고, 마지막으로 거대한 양서류도 이때에 자취를 감추었다. 이 멸종은 원인은 여러 가지 설이 주장되고 있지만, 모두 문제점을 가지고 있어서 해명은 되어 있지 않다. 쥐라기의 동물을 대표하는 것은 역시 공룡으로, 트라이아스기에 나타난 공룡은 이 시기에 최대의 발전을 거듭한다. 지구상에 출현했던 최대의 동물인 용각류(Sauropoda)와 지구 역사상 최강의 사냥꾼인 수각류(Theropod)가 번성한 것도 이 시기이다. 공룡을 비롯한 파충류가 지상, 바다, 그리고 하늘을 지배했으며, 조류의 기원으로 보이는 시조새(Archaeopteryx)가 출현하기도 했다. 이 시기에 나타난 대표적인 네발동물은 다음과 같다 : 공룡 - 브라키오사우루스(Brachiosaurus), 디플로도쿠스(Diplodocus), 알로사우루스(Allosaurus), 스테고사우루스(Stegosaurus) 수장룡 - 리오플레우로돈(Liopleurodon), 이크티오사우루스(Ichtiosaurus) 익룡 - 람포링쿠스(Rhamphorincus)
백악기의 주요 네발동물은 공룡을 비롯한 지배파충류였다. 포유류는 유대류가 출현하는 것과 같은 진화가 계속되었으나 여전히 소수종이었다. 백악기 후기에 이르러 진수하강이 출현하였다. 백악기 초기에서 중기에 이르기까지 하늘에는 익룡이 날아다녔다. 이후 공룡의 일부가 방산 적응의 결과 조류로 진화하였다. 수각아목에 속하는 발가락이 셋 달린 공룡인 코에루로사우르류가 이시기에 출현하였으며 이 가운데 일부가 진화하여 조류가 되었다. 조류는 백악기 말에 있었던 대멸종에서도 살아남아 오늘날까지 유지되고 있다. 백악기의 지구 기후는 온난하였으며, 해수면이 지금보다 높았다. 바다에는 지금은 멸종한 어룡, 수장룡 등의 해양파충류가 서식하였고, 육상에는 공룡이 살았다. 또한 백악기에 들어 포유류, 조류, 사회성 곤충, 속씨식물과 같은 새로운 생물이 출현하였다. 백악기는 지구의 역사에서 특기할 만한 대멸종인 K-T 대멸종과 함께 막을 내렸다. 이 대멸종으로 인해 새가 아닌 공룡, 익룡, 어룡, 수장룡과 같은 생물이 절멸하였다.
백악기 말엽인 마흐스트리흐 절에서 신생대 초기인 팔레오세가 시작되는 시점까지 해당하는 시기에 일어난 멸종이다. 백악기-제3기 대멸종 또는 간단히 K-T 대멸종이라 불리는 이 대멸종 사건으로 인해 전지구적인 생태학적 위기가 도래했다. 대멸종 이후 오랜 기간 동안 생물다양성은 회복되지 못하였으며 살아남은 생물들의 생태학적 지위 역시 불안한 상태였다.
신생대는 6560만년 전부터 현재까지로 제3기와 제4기로 나뉜다. 백악기의 마지막에 있었던 대멸종에서 공룡을 비롯한 수많은 생물들이 멸종하였으나 포유류와 조류가 살아남았고, 현대의 형태가 될 때까지 진화가 이루어졌다. 포유동물의 전성 시대라고도 하며, 해생 동물로는 유공충(有孔蟲), 권패(卷貝), 이매패, 경골어류의 발전이 현저하게 남아 있다.
포유류는 중생대 동안 원시 뒤쥐(유대류)나 고슴도치 같은 식충성 동물로 진화하여 이미 중생대 백악기 말에는 다소 많은 수가 살고 있었다. 중생대에는 기를 펴지 못했던 이 포유류들이 공룡이 멸종하게 된 백악기 말 대멸종 사건에서 일부 살아 남아 신생대의 육지 동물계를 차지하게 되었다. 즉, 생태적 측면에서 다양했던 네발동물이었던 공룡의 빈 자리를 차지하게 된 것이다. 포유류는 신생대 초기에 급속히 진화하여 고신생기의 에오세-올리고세(5,600만 년 전~2,300만 년 전)동안 종 수에 있어 최대 전성기를 누렸다. 현재 포유류의 직계 조상들은 이 기간 동안에 모두 나타났으며 크기도 현재의 포유류와 유사했다. 이후 빙하기인 플라이스토세에는 추운 환경에 잘 적응할 수 있는 온혈동물의 특성 덕에, 비록 그 종수는 약간 줄어들었으나 상대적으로 몸집이 커지면서 일부 공룡과 견줄 정도의 대형 포유류들이 번성하기 시작했다. 현존하는 나무늘보와 달리 ‘멸종한 거대한 나무늘보류’를 가리키는 땅늘보(ground sloth)는 올리고세에 남미대륙에서 기원하여(약 3,500만 년 전) 약 300만 년 전 남-북미 대륙이 연결되자 북미대륙까지 이동하여 번성하였다. 땅늘보의 대표적인 속인 메가테리움(Megatherium)의 경우 두 다리로 일어섰을 때 키가 약 6m, 무게는 5톤에 달했다. 현생 아르마딜로(천산갑)와 가까운 친척인 글립토돈(Glyptodon)은 플라이스토세에 남미대륙에서 등장했으며, 길이는 4m, 높이는 1.5m에 달했다. 매머드(Mammuthus)는 이제까지 10 여 종이 발견되었고 아프리카와 유라시아는 물론 아메리카 대륙에서도 번성하였다. 그 중 큰 종은 어깨까지의 높이가 5m, 건장한 수컷의 경우 무게는 10톤 이상이었으며, 이제까지 발견된 가장 긴 상아는 길이만 3.5m에 달한다고 한다. 주로 풀을 뜯는 코끼리나 매머드와 외형은 유사하지만 나뭇잎이나 열매를 따 먹었던 마스토돈(Mammut) 역시 매머드와 유사한 지리적 분포를 보인다. 최근 발견된 길이 5m의 상아를 통해 추정된 대형 마스토돈의 높이는 약 5m, 무게는 약 6톤 정도일 것이라고 한다. 플라이스토세 유라시아 북부의 초원지대에 살았던 털코뿔소(woolly rhinoceros)는 길이 4m, 높이 2m 정도까지 자랐으며, 맨 앞의 코뿔 길이만 1m에 달하는 경우도 있다. 지구상에 살았던 가장 큰 사슴인 아일랜드 엘크(Irish Elk 또는 Giant Deer)는 거대한 뿔을 지녔던 사슴으로 유명하다. 아일랜드부터 바이칼호수에 걸친 유라시아대륙 서부에 살았는데, 어깨까지 높이는 2m 이상이었고 뿔의 좌-우 길이는 최대 3.6m, 뿔의 무게만 약 40kg에 달했다고 한다.
대형 포유류들은 약 10,000년 전, 가장 심했던 빙하기가 끝나고 따뜻한 간빙기가 찾아올 무렵에 지구상에서 자취를 감추어버렸다. 이들은 왜 살기 좋은 따뜻한 봄날을 맞이하면서 사라졌을까? 이에 대한 답으로 몇 가지 가설이 제안되었다. 빙하기 기후에 적응한 동물들이 따뜻해진 기후에 적응 못해 멸종했다는 기후 변화설, 사람에 의해 길들여진 가축 동물들로부터 질병이 전파되어 멸종했다는 질병설, 인간에 의한 과도한 사냥 또는 다른 포식자들과 인간과의 경쟁에 의한 생태계 교란이 멸종을 일으켰다는 사냥설 등이 그것이다. 플라이스토세 말 포유류의 멸종은 한 순간에 전 지구에서 일어난 사건이 아니다. 아프리카나 아시아 지역을 제외하고(상대적으로 멸종이 적었음) 대륙에서 대륙으로 번져나갔다. 플라이스토세 후기에 호주는 약 50,000년 전, 솔로몬 제도가 약 30,000년 전, 아메리카 대륙이 약 13,000년 전에 대형 포유류의 멸종을 겪었다. 그러나 멸종은 거기서 멈춘 것이 아니라 홀로세에도 계속되어 지중해의 키프로스 9,000년 전, 안틸레스(바하마 제도를 제외한 카리비아 해의 섬나라들) 6,000년 전, 뉴칼레도니아 3,000년 전, 마다가스카 2,000년 전, 뉴질랜드 800년 전, 마스카레네스(마다가스카 동쪽 모리셔스 등의 섬들) 400년 전, 러시아 코만도르스키예 제도는 250년 전에 대형 포유류나 조류 등을 잃었다. 포유류는 아니지만 최근에 멸종한 생물의 대명사인 뉴질랜드의 날지 못하는 모아(Moa) 새는 키가 3.7m, 몸무게는 230kg에 달했다. 이러한 양상은 기후변화와 같은 단순한 환경변화보다는 현생 인류가 삶의 영역을 개척해 갔던 경로·시간과 잘 일치한다는 점에서 최근 대다수의 학자들은 인류의 영역 확장에 수반된 사냥, 먹이 경쟁 등의 활동을 대형 포유류 멸종의 주요 원인으로 꼽는다.
지질시대 동안 다섯 번의 대멸종 현상이 있었다. 오르도비스기 말, 데본기 말, 페름기 말, 트라이아스기 말, 그리고 백악기 말 대멸종이 그것이다. 그러나 잘 알려졌듯이 산업화에 의한 생태계 파괴에 따른 현재 생물의 멸종 속도는 그 어느 대멸종의 경우보다 더 빠르다. 학자에 따라 다르지만 하루에 30~70종의 생물이 멸종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으며 하루에 30종씩 멸종할 경우 약 1만 년 후에는 1억 종이 사라지게 될 것으로 예측된다. 따라서 학자들은 지금을 제6의 대멸종 시기라고 부른다. 이대로 인간의 생태계 파괴가 지속된다면 포유류의 시대는 언제 종말을 맞게 될 지 모를 일이다.
중생대 말의 멸종사건 이후 네발동물 중 여섯 개의 주요 그룹만이 살아남았다. 이들 그룹 모두 멸종된 종류들을 많이 포함한다.
네발동물의 분류는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다. 전통적으로 네발동물은 전체적인 해부학적, 생리학적 특징에 기반해 네 개의 강으로 나뉘어 진다.[21] 뱀과 기타 다리가 없는 파충류들은 네 다리를 가진 여타 파충류들과 충분히 유사하기 때문에 네발동물로 간주된다. 지렁이도마뱀과 수중생활을 하는 포유류도 마찬가지다. 분지학에 기반한 새 분류방식을 따르면 네발동물의 계통수에는 보기에 따라 수가 변할 수 있는 여러 개의 "갈래"(계통군)가 있게 된다.
오늘날의 진화생물학 전반이 그렇듯이 네발동물 내부에서 어떻게 그룹을 분류할 것인지는 논쟁이 있다. 전통적인 생물학적 분류를 따르자면 오래된 그룹들과 그 후손 그룹들은 뚜렷하게 다른 특징들이 있는 진화적 변화를 보여야 한다. 예를 들어 새는 공룡에서 진화했으나 별도의 그룹으로 정의되는데 그 이유는 새로운 물리적 형태와 기능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계통발생학적 명명법에서는 이와 다르게 새로운 그룹은 항상 예전 그룹에 포함된다. 분류학의 이러한 분파에서는 공룡과 새를 서로 독립된 그룹으로 보지 않고 새를 공룡 내부의 작은 그룹으로 본다.
땅 위에 사는 중형 및 대형동물을 포함하는 네발동물은 아주 오래전부터 가장 잘 알려진 동물이었다. 아리스토텔레스 시절부터 포유류, 새, 그리고 알을 낳는 네발동물 (양서파충류) 사이의 기초적인 구분 뿐 아니라 다리가 없는 뱀을 여기에 포함시켜야 한다는 것도 마찬가지로 잘 알려져 있었다.[48] 18세기에 현대적인 생물분류가 시작되면서 린네도 동일한 분류를 사용하였고 여섯 개의 동물 강 중 네발동물이 세 개의 강을 차지하고 있었다.[49] 파충류와 양서류는 겉으로 보기에는 상당히 비슷해 보이지만 19세기 초에 프랑스 동물학자인 피에르 안드레 라트레이유가 생리학적으로 큰 차이가 있다는 것을 알아내고 양서파충류를 두 개의 강으로 나누어 사람들에게 익숙하게 느껴지는 네발동물의 네 강, 즉 양서류, 파충류, 새, 그리고 포유류를 만들어 냈다.[50]
네발동물의 기본적인 분류가 확립된 후 반 세기 동안 전문가들에 의해 각 강 내부의 현생 및 화석 그룹들을 분류하는 작업이 이어졌다. 1930년대 초에 미국의 척추고생물학자인 알프레드 로머 (1894-1973)가 그의 책 척추고생물학에서 다양한 세부분야에서 이루어진 분류작업을 집대성해 전체적인 구조를 완성했다.[51] 로머의 이 작업은 세부사항의 변화를 겪으면서 지금까지도 마이클 벤튼 (1998) 이나 크노빌과 닐 (2006) 등 체계적인 개관이 필요한 곳에서는 계속해서 쓰이고 있다.[52][53] 개괄적인 연구 뿐 아니라 Fortuny 외 (2011) 등 전문분야의 연구에도 여전히 쓰인다.[54] 아래에서 볼 수 있는 아강(subclass) 수준까지의 분류는 힐데브란트와 고슬로우 (2001)의 책에서 가져온 것이다.[55]
위의 분류는 교과서 등에서 가장 쉽게 볼 수 있는 것이다. 질서정연하고 사용하기 쉽지만 분지학으로부터 비판받고 있다. 최초의 네발동물은 양서강에 포함되어 있는데 이들중 어떤 것은 진양서류보다는 양막동물에 가깝다. 전통적으로 새는 파충류의 한 종류로 간주되지 않았으나 악어는 도마뱀과 같은 다른 파충류보다는 새와 더 가깝다. 계통발생학적으로 초기의 포유류가 아닌 단궁류("포유류형 파충류") 역시 파충강의 한 아강으로[21] 분류되어 왔으나 이들 역시 살아 있는 파충류들보다는 포유류에 더 가깝다. 어떤 연구자들은 이러한 사항들을 고려하여 해부학이나 생리학보다는 계통발생을 위주로 한 새로운 분류체계가 필요하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루타, 제프리와 코아테스 (2003)의 분지도를 따름.[57]
진양서류(모든 현생 양서류)와 양막동물(모든 파충류, 조류, 포유류)을 제외하면 모든 가지는 멸종한 것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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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발동물의 조상이었던 물고기는 초기 네발동물이 승계한 것과 유사한 특징들을 가지고 있었을 것이다. 내부 콧구멍(숨쉬는 경로와 먹는 경로를 분리)과 크고 살이 붙어 있으며 뼈로 지탱하여 후에 네발동물의 다리가 된 지느러미 등. 리피디스티안 육기어류는 이러한 조상이 될 모든 조건을 갖추고 있다. 입천장과 턱 구조는 초기 네발동물과 동일하며 이빨의 구조 역시 라비린틴 형태의 이빨이 입천장의 이틀에 맞아 들어가는 형태가 똑같다. 쌍을 이루는 육기어류의 지느러미는 네발동물의 다리보다는 작지만 골격 구조는 육기어류가 몸에 가까이 위치한 뼈(상완골 혹은 넙다리뼈에 해당하는 뼈)가 하나, 그 다음 마디에(전완, 혹은 종아리) 위치한 뼈가 두 개, 그리고 불규칙한 개수를 가진 나머지 뼈들이 손목/발목의 구조와 손의 손가락을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 매우 유사하다.
육기어류와 초기 네발동물의 차이점은 머리뼈의 앞부분과 뒷부분의 상대적인 발달정도이다. 입부분은 대부분의 초기 네발동물보다 훨씬 덜 발달되었고 눈 뒤쪽의 머리뼈는 양서류보다 훨씬 길다.
매우 많은 종류의 초기 네발동물이 석탄기 동안에 살았다. 따라서 이들의 조상은 그보다 더 먼저, 데본기에 살았을 것이다. 데본기의 이크티오스테가는 가장 초기의 네발동물에 해당하며 리피디스티안 조상과 비슷한 골격을 가지고 있다. 초기 템노스폰딜(후기 데본기부터 초기 미시시피기)은 여전히 이크티오스테가와 비슷한 머리뼈 형태, 라비린틴 이빨 구조, 물고기의 머리뼈 경첩, 볼과 어깨 사이의 아가미 구조, 그리고 척추 등의 특징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가시로 만들어진 지느러미라든가 꼬리와 같은 물고기의 특징들은 잃어버렸다.
동물이 육상환경에서 살아가기 위해서는 몇 가지 문제점들을 해결해야 한다. 부력이 더 이상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몸을 지탱할 추가적인 힘이 있어야 한다. 물에 녹아있는 산소 대신 대기권의 산소를 이용하기 위해 새로운 호흡 방법도 필요했다. 또 물구덩이 사이의 거리를 가로지르기 위해 새로운 추진 방법도 발달시켜야 했다. 더 이상 물 속에 살지 않기 때문에 몸 안에 있는 물을 외부에 잃기 쉬워졌고, 그 물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해졌다. 마지막으로 땅 위에서 사용할 수 있는 새로운 감각 기관을 필요로 했다.
네발동물의 머리뼈가 물고기의 머리뼈와 차이나는 가장 큰 특징이라면 앞쪽과 뒤쪽의 비율이다. 물고기는 앞쪽이 짧고 뒤쪽이 길기 때문에 안와(눈구멍)가 상대적으로 앞쪽에 위치해 있다. 네발동물에서는 머리뼈의 앞부분이 길어져서 안와가 상대적으로 뒤쪽에 위치해 있다. 누골은 이마뼈와 붙어 있지 않고 앞이마뼈(prefrontal)에 의해 분리되어 있다. 또 하나 중요한 것은 머리뼈가 척추뼈와 독립적으로 새로 생긴 목 구조를 통해 옆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점이다.
템노스폰딜을 특징짓는 것은 테이블뼈 (tabular bones - 정수리의 뒤쪽 귀퉁이를 형성하는 뼈) 가 각각 왼쪽 및 오른쪽 마루뼈와 봉합선으로 분리되어 있다는 점이다. 또 머리뼈의 뒤쪽으로 클레이트룸(cleithrum)보다 위쪽에 있는 뼈들은 모두 사라졌다.
아래턱뼈는 조상인 육기어류와 유사하여 이빨을 가진 긴 모양의 치골(dentary)이 바깥쪽을 둘러싸고 있다. 치골 아래쪽에 비골(splenial bone), 각골(angular), 그리고 상각골(surangular)이 있다. 안쪽에는 보통 세 개의 구상돌기가이빨을 가지고 치골과 인접해 있다. 윗턱에는 바깥쪽에 라비린틴 이빨 한 줄이 상악골과 전상악골에 걸쳐 있다. 초기 양서류들이 그러하듯이 에리옵스는 이빨을 차례대로 갈게 되는데, 하나 건너마다 다 자란 이빨이 있고 그 사이에 새로 나는 이빨이 위치한다.
"미치류"는 독특한 치열구조로부터 유래한 이름으로, 이 그룹에서만 나타나는 구조는 아니지만 분류에 어느 정도 유용하게 이용될 수 있다. 이러한 이빨의 중요한 특징은 단면을 잘라보았을 때 에나멜과 덴틴이 주름진형태로 복잡한 패턴을 보인다는 것이다. 이렇게 접힌 구조는 이빨을 강화시켜 덜 닳게 만들어 준다. 이런 이빨 형태를 가진 동물들이 육기어류에서 시작해 초기 파충류에 이르기까지 1 억 년 이상 살아남았다. 현생 양서류는 이런 형태의 치열이 아니라 플루로돈트 형태의 이빨을 가진다.
물과 공기의 밀도 차이로 인해 냄새(화학수용체에 의해 탐지되는 특정 화학물질) 전달방식에 차이가 생겼다. 육지로 처음 올라왔던 동물의 감각 기관이 물 속에서만 냄새를 맡을 수 있는 것이었다면 공기 중의 화학신호를 탐지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을 것이다.
물고기는 측선을 가지고 있어 물 속에서의 압력변화를 탐지한다. 공기 중에서는 이런 압력을 탐지할 수 없는데도 미치류의 머리뼈에서는 측선 감각 기관을 위한 홈이 발견되어 부분적으로 수중생활을 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현생 양서류는 반수생으로 더 고등의 척추동물에서는 발견할 수 없는 이러한 특징을 갖추고 있다. 후각 상피조직 역시 공기 중의 냄새를 감지하기 위해 변화를 겪어야 했을 것이다.
측선 감각 기관에 더해 눈도 변해야 했다. 빛의 굴절지수가 공기중과 수중에서 다르기 때문에 공기중에서 제대로 작동하려면 렌즈의 초점거리가 바뀌어야 했다. 물 속에 잠겨 있는 대신 상대적으로 건조한 환경에 노출되었기 때문에 눈꺼풀이 발달하고 안구에 습기를 공급하기 위해 누관(tear duct)이 진화하였다.
네발동물은 물고기 조상으로부터 중이(middle ear)의 균형잡는 기능을 물려받았다. 하지만 공기의 진동으로는 머리뼈를 통해 제대로 된 청각기관을 진동시키기 힘들었다. 대부분의 미치류들에서는 스피라클의 아가미 주머니 부분이 변해서 된 이와(otic notch)가 얇고 팽팽한 고막으로 덮여 있다.
물고기의 설악골(hyomandibula)은 턱을 받치는 위치에서 크기가 작아지고 위쪽으로 올라와 등골(stapes)이 되었다. 고막과 두개골 사이의 빈 공간에 위치한 등골은 머리의 외부에서 내부로 진동을 전달할 수 있게 되었다. 등골은 공기 중의 음파를 내이의 수용체와 연결시켜주는 중요한 요소가 되었다. 이 시스템은 몇몇 양서류 계통에서 독립적으로 진화하였다.
이런 귀가 제 기능을 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조건이 필요하다. 등골은 고막과 직각을 이루어야 하고, 관성을 최소화 하기 위해 작고 가벼워야 하며 공기로 채워진 빈 공간에 떠 있어야 한다. 1 kHz 주파수 이상의 소리에 민감한 현생 종들에서 등골의 밑판은 고막 표면의 1/20 넓이이다. 하지만 초기 양서류에서는 등골 및 밑판 부분이 너무 컸기 때문에 높은 주파수의 소리를 들을 수 없었을 것이다. 따라서 낮은 주파수의 큰 소리만 들었을 것이며 등골은 두개골과 볼 사이를 지탱해 주는 정도의 역할을 했을 것이다.
에리옵스와 같은 초기 네발동물의 팔이음뼈는 잘 발달되어 있어서 근육과 앞다리가 부착될 부위를 크게 만들었다. 두드러지는 특징은 어깨뼈가 머리뼈와 분리되어 육상에서의 움직임을 쉽게 해주었다는 것이다. 육기어류의 클레이트룸은 빗장뼈로 변했고 간쇄골(interclavicla)이 잘 발달되어 가슴 아래쪽에 위치하게 되었다. 원시적인 형태에서 두 개의 빗장뼈와 간쇄골은 배면에 넓은 가슴판을 형성하게 되었으나 에리옵스에서는그렇지 않았다. 이음뼈의 뒤쪽 부분은 납작한 견갑골의 날이 되고 그 아래에는 관절와(glenoid fossa)가 있어서 상완골이 붙는 관절을 형성한다. 등쪽으로는 크고 편평한 부리판(coracoid plate)이 중심선 쪽으로 향해 있다.
다리이음뼈 역시 물고기에서 볼 수 있는 단순한 판보다는 훨씬 크고 더 많은 근육을 부착할 수 있다. 등쪽으로 더 뻗어 있고 한 개 이상의 천골갈비뼈를 통해 등뼈와 연결된다. 뒷다리는 무게를 지탱할 뿐 아니라 몸을 움직이는 힘을 제공한다. 골반의 등쪽에는 장골이 위치하며 배쪽의 넓은 판은 치골이 앞쪽을, 좌골이 뒤쪽을 구성하고 있다. 이 세 종류의 뼈들이 다리이음뼈의 가운데서 만나 관골구가 되며 여기에 넙다리뼈가 연결된다.
에리옵스의 골반에서 장골과 천골은 인대에 의해 접합 상태가 유지되는데 이것은 구조적으로 볼 때 가장 원시적인 엠볼로메로스 양서류와 초기 파충류의 중간 형태이다. 하지만 계통발생학적으로 중간에 해당하는 것은 아니다. 고등 척추동물에서 일반적으로 볼 수 있는 구조는 인대접합에 더해 천골의 갈비부분이 장골과 합쳐진 형태, 그리고 연골로 이루어져 있다.
위팔뼈는 앞다리에서 가장 큰 뼈로 뼈의 머리부분은 팔이음뼈의 관절와와 연결되고, 반대쪽으로는 노뼈 및 자뼈와 맞닿아 있다. 노뼈는 위팔뼈의 바로 밑, 아래팔의 안쪽에 위치하여 대부분의 무게를 지탱하며, 자뼈는 아래팔의 바깥쪽에 위치한다. 자뼈의 머리 부분에 부착되는 근육은 이것을 잡아당겨 팔을 뻗는데 사용된다. 이 부분은 팔꿈치머리라고 불리며 위팔뼈의 가장자리를 보다 길게 튀어나와 있다.
노뼈와 자뼈는 손목뼈와 연결된다. 손목뼈의 몸쪽(proximal) 부분은 노뼈(radial) 아래쪽의 라디알리(radiale), 자뼈(ulna) 아래쪽의 얼나리(ulnare), 그리고 그 중간에 있는 인터미디알리(intermediale)의 세 요소로 구성되어 있다. 인터미디알리 아래쪽에는 커다란 중앙 요소가 있고 이것은 노뼈와 연결되어 있었을 수도 있다. 세 개의 작은 센트랄리아(centralia)가 노뼈 쪽에 있고, 발가락쪽에는 다섯 개의 바깥쪽 손목뼈가 있다. 손가락의 첫번째 마디는 중수골로 손바닥을 구성한다.
뒷다리의 뼈들은 앞다리 뼈들과 기본적으로 같은 구조를 가지고 있으며 이름만 다르다. 위팔뼈에 해당하는 것은 넙다리뼈로 더 길고 가늘다. 아래팔의 두 뼈는 각각 안쪽에 위치한 정강뼈와 바깥쪽에 위치한 종아리뼈에 해당한다. 발목 역시 손목에 있는 뼈들에 상응하는 구조의 뼈들을 가지고 있다.
전형적인 초기 네발동물은 위팔과 넙적다리를 몸으로부터 수평에 가깝게 뻗고, 아래팔과 종아리를 직각에 가깝게 구부려 아래로 내렸다. 체중이 다리에 직접 실리는 것이 아니라 90 도 바깥쪽으로 나가 아래팔/종아리로 전달되었다. 동물의 생리적 힘 대부분이 걷기 위해 몸을 땅에서 드는 데 사용되어 아마 느리고 힘들었을 것이다. 이런 자세로는 짧은 걸음을 옆으로 넓게 걸을 수 밖에 없었다. 석탄기 암석에서 발견된 발자국 화석에서도 이러한 사실이 확인되었다.
초기 네발동물은 크게 벌릴 수 있는 턱과 약한 턱근육을 가지고 있었다. 턱에는 송곳니처럼 생긴 이빨을 입천장에 가지고 있어서 커다랗게 벌릴 수 있는 입과 조합하여 먹이를 통째로 삼켰을 것으로 보인다. 양서류가 먹이를 잡았을 때 씹는 능력을 가지고 있지 않기 때문에 고개를 뒤쪽으로 제끼고 먹이를 입 안쪽으로 넣는 동작이다. 악어류에서도 이런 섭식방법을 볼 수 있다.
현생 양서류 성체의 혀는 살이 많고 아래턱의 앞쪽에 붙어 있다. 원시적인 양서류에서도 유사한 형태였을 것으로 보이지만 개구리처럼 특화되어있지는 않았을 것이다.
초기 네발동물은 그렇게 활동적이었으리라고 생각되지는 않아서 포식자의 생활을 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물에 있는 물고기나 호수와 늪의 가장자리에 떠밀려온 것을 잡아먹었을 것이다. 당시에 풍부했던 육상 무척추동물도 충분한 양의 먹이를 제공했을 것이다.
현생 양서류는 공기를 허파로 들이마셔 산소를 흡수함으로써 호흡을 한다. 또 입과 피부의 습한 내벽을 통해 피부호흡을 한다. 에리옵스 역시 들숨을 쉬었으나 갈비뼈가 너무 촘촘하게 붙어 있는 것으로 보아 흉곽을 확장시킬 수는 없었을 것이다. 대신 입과 콧구멍을 열고 설골(hyoid apparatus)에 해당하는 부위를 내려 구강을 확장시키고 입과 콧구멍을 닫은 후 마지막으로 입의 바닥을 들어 올려 공기를 허파로 보내는 볼 펌핑(buccal pumping) 방식을 이용해 숨을 들이 마셨을 것이다. 숨을 내쉴 때는 탄력있는 허파벽을 수축시켰을 것이다. 다른 특수한 호흡 방법도 있었을 가능성이 있다.
초기 네발동물은 아마 현생 양서류나 파충류처럼 세 개의 방이 있는 심장을 지니고 있었을 것이다. 이런 형태의 심장에서는 허파로부터 오는 산소가 풍부한 피와 몸으로부터 돌아오는 산소가 적은 피가 각각의 심방으로 들어가서 나선형 밸브를 통해 적당한 동맥으로 흘러들어 간다. 산소가 많은 피는 대동맥으로, 산소가 적은 피는 폐정맥으로. 나선형 밸브는 두 종류의 피가 섞이는 것을 최소한으로 막아주어 동물이 높은 신진대사율과 활발한 움직임을 가질 수 있게 해준다.
다리의 인대는 에리옵스에서부터 있었는데, 이것은 후에 이동을 위해 네 다리를 사용하는 현생 육상동물들에게 중요한 뼈 혹은 연골 등이 되었다.
물 속에서 육지로 이동한 것에 가장 큰 영향을 받은 몸의 부위는 척추다. 체중때문에 휘어지는 것을 견뎌야 했고 필요할 경우에는 부분적인 움직임을 보여야 했다. 이전에는 척추 전체를 구부리기만 하면 되었다. 마찬가지로 이전에는 쌍을 이루는 부속지가 척추에 바로 연결되어 있지도 않았는데 서서히 강력해져가는 다리가 척추를 지탱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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