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정(音程, interval)은 음악이론에서 두 음의 높이 차이, 즉 두 음 사이의 거리를 나타내는 용어이다. 두 음이 시차를 두고 순차적으로 울리는 것을 선율적 음정, 동시에 울리는 것을 화성적 음정이라고 한다.
음이름에 준하여 얼마만큼 떨어져 있는가에 따라서 도수가 결정되고, 같은 도수 안에서도 실제 음과 음의 간격에 따라서 도수 앞에 성질을 표기한다.
즉, 완벽한 음정을 설명하기 위해서는 " 성질 + 도수 " 로 표기되어야 하며, 한글로는 완전5도, 장3도, 증4도, 단2도, 감1도 와 같이 표기, 영어로는 Perfect 5th, Major 3rd, Augmented 4th, minor 2nd, diminished 1st 와 같이 표기한다. (영문의 앞글자를 따서 P5, M3, A4, m2, d1 등으로 축약하여 쓰기도 한다.)
보통 음악가들간의 의사소통 수단으로 쓰이는 음악이론의 기초이며, 대개 화성학에서 초반부에 다룬다.[1]
음 사이의 간격에 대한 도수는 음이름에 따라 결정되는데, C D E F G A B C, E F G A B C D E의 순번에 준한다.
C, E를 기준으로 했을 때, C, E는 첫번째 순번이자 같은 음이므로 C - C, E - E의 도수는 1도,
C, E를 기준으로 했을 때, D, F는 두번째 순번이므로 C - D, E - F의 도수는 2도,
C, E를 기준으로 했을 때, E, G는 세번째 순번이므로 C - E, E - G의 도수는 3도,
C, E를 기준으로 했을 때, F, A는 네번째 순번이므로 C - F, E - A의 도수는 4도,
C, E를 기준으로 했을 때, G, B는 다섯번째 순번이므로 C - G, E - B의 도수는 5도,
C, E를 기준으로 했을 때, A, C는 여섯번째 순번이므로 C - A, E - C의 도수는 6도,
C, E를 기준으로 했을 때, B, D는 일곱번째 순번이므로 C - B, E - D의 도수는 7도,
C, E를 기준으로 했을 때, (한 옥타브 위) C, (한 옥타브 위) E는 여덟번째 순번이므로 C - (한 옥타브 위) C, E - (한 옥타브 위) E의 도수는 8도이다.
성질
이렇게 음과 음 사이의 도수가 정해졌을 때, 그 정해진 도수를 기반으로 정확한 간격을 나타내기 위해 도수 앞에 성질을 표시해야 하는데, 장음계의 계이름을 기준으로 두 음 모두 샵(♯)이나 플랫(♭)이 붙지 않았을 경우, 2, 3, 6, 7도 간격의 경우에는 장(Major) 성질을 붙여서 표기하며, 1, 4, 5, 8도 간격의 경우에는 완전(Perfect) 성질을 붙여서 표기한다.
여기서 기준음, 혹은 비교대상으로 하는 음에 샵(♯) 이나 플랫(♭) 이 붙게되어 음 사이의 간격이 더 넓어지거나 좁아지면, 도수는 변하지 않으나, 장(Major) 성질이었던 음정은 단(minor), 감(diminished), 증(Augmented) 과 같은 성질로 변화하게 되고, 완전(Perfect) 성질이었던 음정은 감(diminished), 증(Augmented) 과 같은 성질로 변화하게 된다.
도 - 미의 도수는 3도이며 샵(♯) 이나 플랫(♭) 이 없으므로 성질은 장(Major)이다. (장3도)
도 - 미♭는 장3도였던 도 - 미에서 반음만큼 간격이 좁아졌으므로 성질이 단(minor) 이 된다. (단3도)
도♯ - 미b는 단3도였던 도 - 미♭에서 반음만큼 간격이 더 좁아졌으므로 성질이 감(diminished) 이 된다. (감3도)
도 - 솔의 도수는 5도이며 샵(♯) 이나 플랫(♭) 이 없으므로 성질은 완전(Perfect)이다. (완전5도)
도 - 솔♯ 은 완전5도였던 도 - 솔에서 반음만큼 간격이 넓어졌으므로 성질이 증(Augmented) 이 된다. (증5도)
도♭ - 솔♯ 은 증5도였던 도 - 솔♯에서 반음만큼 간격이 더 넓어졌으므로 성질이 겹증(Doubly Augmented) 이 된다. (겹증5도)
이와같은 음정의 성질변화는, 위와같은 그림을 통해 한눈에 볼 수 있도록 설명하곤 한다.
음정을 계산하는 방법으로는 크게 3가지 계산법이 많이 사용되며, 계산하는 사람이 상대음감이냐, 절대음감이냐에 따라 어떤 계산법을 선호하는지가 달라지기도 한다.
절대음감을 가진 사람들 앞에서 피아노로 음을 치면서 "도~", "미~" 라고 노래하면, 귀에서는 음이 들리는데 앞에 있는 사람이 "도", "미" 라고 말하는 것 때문에 굉장히 혼란스러워하는 경우를 볼 수 있다, 이런 이유 때문에 절대음감을 가진 사람들은 음정을 계산할 때도 기준음을 계이름 '도', '미' 로 생각하고 계산하는 것보다 음이름 그대로 계산한다.
C - E를 기준으로 할 때: C Major Key (다장조)는 C - D - E - F - G - A - B - C 이므로 E - F - G - A - B - C - D - E
D♭ - F를 기준으로 할 때: D♭ Major Key (내림라장조)는 D♭ - E♭ - F - G♭ - A♭ - B♭ - C - D♭ 이므로 F - G♭ - A♭ - B♭ - C - D♭ - E♭ - F
D - F♯를 기준으로 할 때: D Major Key (라장조)는 D - E - F♯ - G - A - B - C♯ - D 이므로 F♯ - G - A - B - C♯ - D - E - F♯
E♭ - G를 기준으로 할 때: E♭ Major Key (내림마장조)는 E♭ - F - G - A♭ - B♭ - C - D - E♭ 이므로 G - A♭ - B♭ - C - D - E♭ - F - G
E - G♯를 기준으로 할 때: E Major Key (마장조)는 E - F♯ - G♯ - A - B - C♯ - D♯ - E 이므로 G♯ - A - B - C♯ - D♯ - E - F♯ - G♯
F - A를 기준으로 할 때: F Major Key (바장조)는 F - G - A - B♭ - C - D - E - F 이므로 A - B♭ - C - D - E - F - G - A
F♯ - A♯를 기준으로 할 때: F♯ Major Key (올림바장조)는 F♯ - G♯ - A♯ - B - C♯ - D♯ - E♯ - F♯ 이므로 A♯ - B - C♯ - D♯ - E♯ - F♯ - G♯ - A♯
G♭ - B♭를 기준으로 할 때: G♭ Major Key (내림사장조)는 G♭ - A♭ - B♭ - C♭ - D♭ - E♭ - F - G♭ 이므로 B♭ - C♭ - D♭ - E♭ - F - G♭ - A♭ - B♭
G - B를 기준으로 할 때: G Major Key (사장조)는 G - A - B - C - D - E - F♯ - G 이므로 B - C - D - E - F♯ - G - A - B
A♭ - C를 기준으로 할 때: A♭ Major Key (내림가장조)는 A♭ - B♭ - C - D♭ - E♭ - F - G - A♭ 이므로 C - D♭ - E♭ - F - G - A♭ - B♭ - C
A - C♯를 기준으로 할 때: A Major Key (가장조)는 A - B - C♯ - D - E - F♯ - G♯ - A 이므로 C♯ - D - E - F♯ - G♯ - A - B - C♯
B♭ - D를 기준으로 할 때: B♭ Major Key (내림나장조)는 B♭ - C - D - E♭ - F - G - A - B♭ 이므로 D - E♭ - F - G - A - B♭ - C - D
B - D♯를 기준으로 할 때: B Major Key (나장조)는 B - C♯ - D♯ - E - F♯ - G♯ - A♯ - B 이므로 D♯ - E - F♯ - G♯ - A♯ - B - C♯ - D♯
C - E를 기준으로 할 때: C Major Key (다장조)는 C - D - E - F - G - A - B - C 이므로 E - F - G - A - B - C - D - E
반음 개수 계산법
장음계의 계이름을 떠올리는 것, 또는 기준음을 으뜸음으로 하는 Diatonic Scale (Major Scale) 을 떠올리는 것이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이나, 암기능력과 속셈에 자신있는 사람들은 음정을 계산할 때 기준음과 비교대상으로 하는 음 사이에 반음이 몇개 들어있는지를 계산해서 암기해놓은 음정을 도출해내는 계산법을 쓰기도 한다.
반음 개수가 0개일 때: 완전1도
반음 개수가 1개일 때: 단2도
반음 개수가 2개일 때: 장2도
반음 개수가 3개일 때: 단3도
반음 개수가 4개일 때: 장3도
반음 개수가 5개일 때: 완전4도
반음 개수가 6개일 때: 증4도, 감5도
반음 개수가 7개일 때: 완전5도
반음 개수가 8개일 때: 단6도
반음 개수가 9개일 때: 장6도
반음 개수가 10개일 때: 단7도
반음 개수가 11개일 때: 장7도
반음 개수가 12개일 때: 완전8도
하지만 이렇게 계산해 낸 것이 꼭 정확한 값이라고 볼 수는 없다. 피아노 건반을 기준으로 생각하자면 C♯ - D♯ 은 반음 개수가 2개이므로 장2도가 맞지만, 만약 악보(오선지) 에 표기되어있는 음들을 비교할 때 C♯ 과 E♭ 이라고 적혀있는 경우에는 장2도가 아니기 때문이다. C♯ 과 E♭ 을 피아노로 쳐보면 반음 개수가 2개이므로 장2도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C♯ 과 E♭ 은 도수를 3도로 해석해야하기 때문에 장2도가 아니라 감3도가 맞다.
때문에 반음 개수 계산법이 사실 정확한 계산법이라고 보기는 힘들다. 하지만 음정을 공부하는 목적이 문제풀이에서 정답을 맞추기 위한 것이 아니라, 음악가들끼리 음정단위를 통해 의사소통을 할 수 있느냐 하는 언어학적 목적인 경우에는 이런 계산법을 사용하는 것이 꼭 틀렸다고 비판할 수는 없다. 1cm 와 10mm는 표기법이 다르지만 같은 간격을 나타내듯이 장2도와 감3도는 표기법이 다르지만 사실 같은 음을 지칭하므로 의사소통엔 큰 문제가 없기 때문이다.[2]
계산 시 주의점
계이름 계산법이나 음이름 계산법으로 계산할 때 계이름과 음이름에 대한 차이를 이해하지 못한 채 음정을 계산하면, 음정의 성질을 잘못 계산할 수 있다.
계이름이라는 것은 원래 조성에 따라 음이름이 달라진다. C Major Key (다장조)에서 계이름 '도'는 실제 음이름도 마찬가지로 C이지만, G Major Key (사장조)에서 계이름 '도'는 실제 음이름이 G이다. 이렇듯 조성 이 무엇인지에 상관없이 계이름은 으뜸음을 '도'부터 시작해서 부르는 것이 권장된다.[3]
예를 들어, F Major Key (바장조) 에서의 계이름인 도 레 미 파 솔 라 시 도는 실제 음이름으로 봤을 때 F G A B♭ C D E F 가 되므로 F Major Key (바장조)에서 2, 3, 6, 7음을 반음 내릴 때 계이름인 도 레♭ 미♭ 파 솔 라♭ 시♭ 도는 실제 음이름으로 봤을 때 F G♭ A♭, B♭ C D♭ E♭ F 가 되며 B Major Key (나장조) 에서의 계이름인 도 레 미 파 솔 라 시 도는 실제 음이름으로 봤을 때 B C♯ D♯ E F♯ G♯ A♯ B 가 되므로 B Major Key (나장조)에서 2, 3, 6, 7음을 반음 내릴 때 계이름인 도 레♭ 미♭ 파 솔 라♭ 시♭ 도는 실제 음이름으로 봤을 때 B C D E F♯ G A B 가 된다.
따라서 F - B 가 도수만 놓고 봤을 때는 4도가 맞지만[4], 완전4도는 아니다. 실제로 F 와 B 가 완전4도 이려면 B 가 B♭ 로 또는 F 가 F♯ 로 바뀌어야만 F - B♭ 또는 F♯ - B 가 되어 완전4도가 되며 B - F 가 도수만 놓고 봤을 때 5도가 맞지만[5], 완전5도는 아니다. 실제로 B 와 F 가 완전5도 이려면 F 가 F♯ 로 또는 B 가 B♭ 로 바뀌어야만 B - F♯ 또는 B♭ - F 가 되어 완전5도가 된다.
화성학을 심도있게 공부하다보면 장2도와 감3도가 완전히 다른 해석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는 시점이 오게되므로 반음 개수 계산법보다는 계이름 계산법이나 음이름 계산법을 익혀두는 것을 권장한다. Caug7(♯9) 코드를 예로 들 수 있는데, ♯9 텐션음을 C 와 단3도 관계인 E♭으로 해석하면 그 음이 이론적으로 불협화음이 된다. 하지만 이 코드가 실제로는 불협화음처럼 들리지는 않는데, 그 이유는 이 ♯9 텐션음이 E♭ 이 아니라 C와 증2도 관계인 D♯ 이기 때문이다. 이것을 이해하려면 음정을 정확하게 계산할 줄 알아야 한다.
장음계의 경우에는 계이름이 '도 레 미 파 솔 라 시 도' 가 되므로, 2, 3, 6, 7음을 반음 내릴 경우에는 계이름이 '도 레♭ 미♭ 파 솔 라♭ 시♭ 도' 가 된다. 하지만 ♯ 이나 ♭ 이 붙는 것을 어렵다고 느끼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에 장음계에서 2, 3, 6, 7음을 반음 내린 음계의 계이름을 '미 파 솔 라 시 도 레 미' 로 부르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