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조 기사
중세 전설 속의 인물 / From Wikipedia, the free encyclopedia
백조 기사 또는 백조의 기사는 백조가 모는 보트를 타고 나타나 비탄에 빠진 소녀를 구하는 중세의 서사시이다. 여러 종류의 이야기가 전하지만 기사가 자신의 신분을 밝히지 않는 것은 공통적인 요소이다.
《돌로파토스》에 나타난 가장 이른 시기의 이야기는 딱히 기사의 정체를 묘사하지 않지만 프랑스 십자군을 소재로 1192년 만들어진 무훈시 《르 셰발리에 오 싱》(Le Chevalier au Cigne, 백조의 기사)는 이야기의 주인공을 고드프루아 드 부용의 전설적인 선조로 설정하고 있다. 다른 버전에서는 백조의 기사 이름을 헬리아스로 밝히고 리슬레포트(또는 일레포트)와 그의 아내 베아트릭스 사이의 아들로 묘사된다. 이 설정의 가장 친숙한 이야기로는 중세 영어로 쓰인 《슈엘레르 아시뉴》(Cheuelere Assigne, 백조 기사)가 있다.[1] 이 설정에서도 헬리아스의 어머니 이름은 텍스트 마다 다양한데 단순히 헬리아스와 운율을 맞춘 엘리옥스 또는 베아트릭스로 불리며, 스페인어 버전에서는 이솜베르테로 불린다.
후대인 13세기에 들어 독일 시인 볼프람 폰 에셴바흐는 《파르치팔》에서 백조 기사 이야기를 아서왕 설화와 결합하여 퍼시벌의 아들로 설정하였고 로엔그린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1257년 독일에서 당대 최고의 시인으로 인정받던 콘라드 폰 뷔르츠부르크가 쓴 독일어 텍스트에도 백조의 기사가 등장하지만, 이 이야기 속 백조의 기사는 이름이 없다. 리하르트 바그너는1850년 볼프람과 콘라드의 이야기를 엮어 오페라 《로엔그린》을 만들었다.[2]
백조 기사 이야기는 후대에 들어 아서왕 설화와 결합되어 다양한 변형을 낳았다. 변형 가운데는 백조 기사가 가웨인의 형제인 구에레헤트(이야기에 따라 가레스 또는 거헤리스)가 요청한 모험을 떠났다가 죽어 백조가 이끄는 보트에 누인다는 것도 있다. 이런 이야기는 12세기 프랑스 시인 크레티앵 드 트루아가 지은 《성배의 백작 페르세발》(Perceval ou le Conte du Graal)에서 처음 선보였다.